암호화폐 기술 전수등 美의 북한 제재 회피 지원 혐의

[스페인]

'조선친선협회'창립자 베노스
北정권-해외 투자자 가교 역할
고향서 술집'평양 카페'운영도

북한의 미국 대북 제재 회피를 도운 유럽 내 친북단체 수장이 스페인에서 체포됐다고 AFP통신이 1일 보도했다.

스페인 경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유럽 친북단체 ‘조선친선협회’ 창립자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48)를 전날 수도 마드리드의 아토차 기차역에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베노스는 북한이 미국의 경제 제재를 회피하는 것을 돕기 위해 암호화폐 전문가들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스페인 경찰은 자국 국적인 이 남성이 유죄 판결을 받을 시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베노스와 미국에서 기소된 상태다. 영국인 크리스토퍼 엠스와 함께 평양에서 블록체인 및 가상화폐 관련 콘퍼런스를 열고, 비밀리에 미국의 가상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를 이 행사의 연사로 주선한 혐의를 받는다.

이 행사에서 그리피스는 북한 관리들에게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기술을 사용해 자금을 세탁하고 제재를 회피하는 방법을 전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그리피스는 결국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5년3개월과 벌금 10만달러를 선고받았다.

다만 베노스가 미국의 송환되려면 스페인 정부와 법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과정은 수 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AFP는 전했다.
정보기술(IT) 컨설턴트 출신인 베노스는 2000년 조선친선협회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북한으로부터 친북 단체로 공식적인 인정을 받고 있으며, 전 세계에 1만명 이상의 회원이 있다고 주장한다.

베노스는 해외 언론인들의 북한 방문을 주성하고, 북한 정권과 해외 투자자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6년 자신의 고향인 지중해 연안 도시 타라고나에서 북한을 콘셉트로 한 술집 ‘평양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