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男 절반 '모태솔로', 전년보다 무려 11.8%p 급증…"언젠가는 결혼할 것" 비율  감소현상 뚜렷

[일본]

4명 중 1명 꼴 "연애는 시간·돈 낭비" 
"꼭 결혼을 안해도 즐겁게 살 수있다"

일본에서 20대 미혼 남성 중 절반에 육박하는 46%가 이성 교제 경험이 한 번도 없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연애를 결혼의 조건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기회비용을 따지다 경험 자체가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일본이 ‘결혼 불필요 사회’가 되고 있다. 
13일 일본의 결혼정보업체 연구기관 ‘리크루트브라이덜총연’이 최근 20∼49세 미혼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 중 연인이 없는 사람의 비율은 70.3%였다. 이중 최근까지 한 번도 이성과의 교제 경험이 없었다는 응답자 비율은 34.1%를 나타내 2012년 이래 최고치였다.
특히 20대 남성 중에서 교제 경험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46%였다. 이는 지난해 조사 결과(34.2%)보다 11.8%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30대 남성은 41.2%가, 40대 남성은 22.9%가 교제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런 현상은 교제 기회비용을 최대한 줄이려고 하는 모습 때문으로 풀이됐다.
‘결혼을 전제로 한 파트너만 사귄다’고 응답한 남성은 20대에서 34.6%를 기록했다. 30대는 28.1%, 40대에서는 22.4%였다. 일본 남성들이 연애에 있어서 시간과 돈의 효율성을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애는 시간과 돈 낭비다’고 응답한 남성의 비율은 20대 23.7%, 30대 21.7%, 40대 17.5%였다. 젊은 층일수록 연애에 회의적인 비율이 높은 것이다.

조사를 진행한 리크루트 측은 이성교제를 하지 않는 요인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성간 만남의 기회가 감소한 점과 연애로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가치관, 공동체 내에서 풍파를 일으키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해 결혼을 전제로 한 이들만 사귀려다 보니 경험 자체가 줄어든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혼 의향 자체는 일본 남녀 모두 감소하는 추세다. 리쿠르트 측은 ‘언젠가는 결혼하고 싶다’는 비율이 2019년 이후 매년 감소하고 있는 반면, ‘앞으로도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하고 싶지 않은 이유(복수응답)로는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어지기에’(36.4%), ‘행동이나 삶의 방식이 제한되기 때문에’(35.8%), ‘장점을 느끼지 못하니까’(24.8%) 등이 꼽혔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본 사회학자들은 일본이 ‘결혼 불필요 사회’가 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뉴스네트워크’(NNN)에 따르면 야마다 마사히로 사회학과 교수는 “일본 사회는 오랫동안 ‘결혼 필수 사회’였지만 그 뒤엔 원해도 결혼을 할 수 없는 ‘결혼 곤란 사회’, 이제는 결혼하지 않아도 즐겁게 살 수 있는 ‘결혼 불필요 사회’로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