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미국인 5명 중 1명 '아직도 현역'…노년층 근로자, 1987년 비해 2배 가까이 늘어

[뉴스진단]

시간당 평균 임금도 13불서 22불로 '껑충'
미국 경제 성장에 긍정 효과, 기업도 환영

올해 65세 이상 미국인 5명 중 1명(19%)은 고용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하는 노년층 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 것은 앞서 여러 조사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 수치가 전체의 19%로 35년 전인 1987년과 비교했을 때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미국 노동시장의 지형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해석마저 나오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의 19%는 1100만 명에 달한다.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현재 65세 이상 미국인의 19%가 일을 하고 있는데 과거에 비해 풀타임이 늘었고 시간당 평균 임금도 크게 올랐다.

1987년 노년층 근로자 가운데 풀타임은 47%였지만 2022년에는 62%를 차지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도 1987년 13달러에서 2022년 22달러로 10달러 가까이 뛰었다. 이는 25~64세 사이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 25달러에 비해 3달러 적은 금액이지만 같은 기간(1987년~2022년) 65세 미만 근로자는 시간당 평균 임금이 21달러에서 25달러로 4달러 오른 것을 감안하면 상승폭은  거의 두 배에 달한다.

고용주가 지불한 전체 임금 중 노년층 근로자 임금이 차지하는 비율도 1987년 2%에서 2023년 7%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보고서는 노년층 노동 인구 증가의 원인에 대해, 오늘날의 노년층 근로자는 과거보다 교육 수준이 높아 44% (1987년엔 18%)가 4년제 대학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으며 요즘 노인들은 예전 노인 보다 신체적으로 더 건강하고 유연화된 근무환경과 테크놀로지 덕분에 직업들이 예전 보다 많은 체력을 요구하지 않는 것 등을 꼽았다.

인종별로 보면 백인 노인 근로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4명 중 3명은 백인이였고, 흑인(10%), 히스패닉(9%), 아시안(5%)이 그 뒤를 이었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있었다. 남성 근로자 비율은 1964년 67%, 1987년 60%, 2023년 54%로 계속 줄어든 반면, 여성 비율은 33%에서 40%, 올해는 46%로 급증했다.

노년층 근로자 증가는 미국 경제 성장에도 긍정적일 뿐만 아니라 이들이 근로 경험이 풍부한 데다 직업 만족도가 높다는 점에서 기업들도 환영하고 있다.
버지니아에 살고 있는 올해 69세의 한 여성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4년 전 은퇴하려고 했는데 아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모기지 페이먼트가 아직 남아 있어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내년 말쯤 집을 팔고 은퇴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통계국(BLS)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층에 진입하면서 노년층 근로자의 역할이 향후 10년 동안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복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