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현대화 핵심 '로켓군' 등 최근 비리 스캔들 잇따라…시진핑, 대대적인 군사 숙청 나서

[중국]

격납고 뚜껑 안열려 탄환 발사 안돼
고물 수준의 미사일 군 부대에 가득
6개월 사이 군 간부 15명 이상 적발
"전투 능력 저하, 부패 척결 확고히"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대대적인 군부 숙청을 단행한 가운데 배경에는 군 전반의 부정부패로 군사 능력이 훼손됐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분석이 나왔다.

6일 블룸버그통신은 미 정보당국자들을 인용 "중국 인민군, 특히 2016년 창설한 로켓군의 내부 부패 정도가 매우 심각해 현재 중국 군대의 전투 수행 능력 전반에 신뢰가 떨어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당국자들은 "이로 인해 시 주석이 향후 수년간은 주요 군사 작전 수행을 고려할 가능성이 작아졌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미 정보당국이 확인한 중국군 비리 사례로는 연료 대신 물이 채워졌거나, 미사일 격납고 뚜껑이 작동하지 않아 탄환이 발사되지 않는 등 어처구니없는 문제가 적발됐다. 또 군대 창고엔 사용할 수없는 고물 수준의 미사일이 가득 쌓여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이 같은 부정부패가 시 주석이 최근 칼을 빼든 로켓군과 방위산업 숙청으로 이어졌다고 당국자들은 해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이 최근 6개월 사이 로켓군과 방산 국유기업 수뇌부 15명을 숙청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리스트에는 리샹푸(李尙福) 전 국방부장을 비롯해 핵심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리 부장은 지난해 8월 베이징에서 아프리카 국가들과 가진 안보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것을 마지막으로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여기에 중국 국영 미사일 제조업체의 임원 3명이 최근 공개적으로 해임되기도 했는데,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숙청이 중국 군 역사상 가장 큰 단속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대대적 숙청에 시 주석이 2016년 로켓군을 창설한 이래 매진해 온 군 현대화 시도가 사실상 물거품이 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시 주석은 2027년까지 군 현대화를 목표로 로켓군 등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왔다. 하지만 로켓군 안팎의 부정부패로 시 주석이 걸어온 기대가 한꺼번에 무너졌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로켓군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부정부패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앞으로 추가 숙청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지난 1일 사설에서 "올해에는 부정행위와의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히며 향후 추가 숙청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