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사퇴 압박'에 방어막 치며 '지지후보 없음'에 패배 의미 축소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사실상 단독 입후보한 네바다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굴욕적 패배를 당하자 선거 의미를 축소하고 나섰다.

네바다주 경선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내에서 후보 사퇴 압박이 한층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자 처음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경선이라면서 대응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7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네바다주 프라이머리 결과와 관련, "우리는 네바다주(경선)가 사기(scam)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트럼프는 처음부터 이를 조작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전했다.

앞서 헤일리 전 대사는 전날 진행돼 이날 오후 4시 현재 88% 정도 개표된 네바다주 프라이머리에서 30.5%를 득표했다.

이 경선은 헤일리 전 대사가 사실상 단독 출마했으나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의 63.2%는 '지지하는 후보가 없음'에 한 표를 행사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州)가 주관한 프라이머리에는 불참했으며 공화당이 8일 개최하는 코커스(당원대회)에 후보로 사실상 단독 등록했다.

공화당 전국위는 프라이머리 대신 코커스 결과에 따라 대의원을 할당하기로 하면서 네바다주 프라이머리는 사실상 헤일리 전 대사의 당내 지지도를 가늠하는 상징적 경선이 됐다.

헤일리 전 대사가 말한 '사기'는 이를 가리키는 것이다.

다만 헤일리 전 대사가 압승했을 경우 선거운동 모멘텀 차원에서는 도움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헤일리 전 대사의 기세를 꺾기 위해 '지지 후보 없음'에 투표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일리 전 대사뿐 아니라 캠프도 네바다주 선거 패배에 따른 정치적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

캠프는 미국 언론에 "우리는 네바다주에서 한 푼도 안 썼으며 에너지도 일절 낭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오는 24일 자신의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개최되는 프라이머리에 '올인(다걸기)'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 곳에서 주지사까지 지냈으나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30%포인트 정도의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는 상태다.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확실하게 '트럼프 대항마' 이미지를 구축한 뒤 3월 5일 이른바 슈퍼화요일 경선을 치른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와 관련, 트럼프 캠프는 이날 보도 참고 자료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슈퍼화요일에 경선이 진행되는 규모가 큰 모든 주에서 최소 41%포인트에서 최대 75%포인트 차 정도의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