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인지능력 우려에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역할 주목

남편과 비밀 공유, 각종 고위급 정치회의 참석등 영향력

40년 동반자로 가장 믿을 수 있는 조언자·보호자 평가

조 바이든(81)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가 갈수록 부각되면서 부인 질 바이든 여사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9일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와 정신적 예리함에 대한 우려가 이번 주 최고조에 달하면서 미국 대통령 집무실 뒤에서 바이든 여사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많은 사람이 바이든 여사가 ‘배를 조종하는 사람’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바이든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신뢰하고 모든 비밀을 공유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식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또 바이든 여사는 고위급 정치 회의에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회의 중에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에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오?"라고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크리스토퍼 갈디어리 미국 세인트안셀름 대학 정치학 교수는 바이든 여사가 지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바이든 여사에게 의견을 물어라'가 바이든 캠프의 사실상의 입장이 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든 여사가 능력이 안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그는 “바이든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과 40년간 결혼 생활을 했고 그 기간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부통령, 대선 후보를 지냈다”면서 "바이든 여사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민주당 전략가인 마이크 럭스는 바이든 여사가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믿을 수 있는 조언자"로, 오래전부터 남편을 보호하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럭스는 바이든 여사가 관심 있는 회의에 참석하고 "힐러리 클린턴과 미셸 오바마가 그랬듯이 대통령이 부인이 참석하길 바라는 회의에 참석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여사의 보호자 역할을 드러내는 일화로는 2022년 1월 19일 바이든 대통령이 2시간 가까이 이어진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사실관계에 오류가 있는 발언을 한 뒤 바이든 여사가 보좌진을 꾸짖었던 일이 꼽힌다. 오는 27일 출간될 뉴욕타임스(NYT) 백악관 출입 기자 케이트 로저스의 저서 '아메리칸 우먼'(American Woman)에는 당시 상황이 담겨있다.

당시 기자회견 뒤 바이든 대통령과 고위급 보좌진들이 백악관 대통령 개인 집무실 트리티룸에 모여있을 때 바이든 여사가 갑자기 나타나 "왜 아무도 그것을 중단시키지 않았나요?"라고 물었다. 바이든 여사는 보좌진에게 "여러분들은 어디 있었나요? 기자회견을 끝낼 사람은 어디 있었나요?"라고 물었고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가 조용히 있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말 실수는 최근들어 여러차례 지적됐다.

지난 7일 뉴욕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를 2017년 별세한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와 혼동했다. 앞서 지난 4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으로 잘못 언급했다.

지난 6일에는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기억해내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