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웨딩 트렌드, 젊은 여성들 사이 '블랙 드레스' 인기…최근 웹사이트 조회수 '검은색' 1위  

[일본]

코로나 이후 결혼식 소규모화 '개성' 중시
유행 앞선 한국 여성 연예인들 영향 한몫

일본에서 검은색 웨딩드레스가 유행하고 있다. 최근 결혼을 준비하는 일본 신부들 사이에서 ‘웨딩드레스는 흰색’이란 고정관념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4일 현지 매체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결혼 정보업체 ‘민나노웨딩구’ 웹사이트에서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조회 수 1위를 차지한 웨딩드레스의 색깔이 모두 검은색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지난해 웨딩 트렌드로 ‘검은색 웨딩드레스’를 꼽기도 했다.

최근 결혼한 20대 여성 A씨는 피로연 자리에서 남편과 함께 검정 드레스를 입었다. 그는 “나는 볼륨감 있는 검정 드레스를 입었다”며 “부모님들은 우리를 보고 ‘놀랍지만 너희들답다’라고 좋게 보셨다”고 결혼식 당시를 회상했다.
도쿄에 살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 여성 B씨도 지난해 12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웨딩 촬영을 했다. B씨는 “해외 드라마에서 보고 검은색 웨딩 드레스를 동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매체들은 “검은 드레스의 유행은 보수적인 일본 결혼 문화가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메체들은“‘남편 색깔에 물들겠다’는 의미의 흰 드레스 대신 ‘당신 말고는 누구에게도 물들지 않겠다’는 보다 능동적인 검은색 드레스의 메시지가 신부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일본 내 검은색 웨딩드레스의 유행이 ‘한국풍 웨딩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야후재팬은 “지난해 결혼을 발표한 가수 레이디 제인도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웨딩 촬영을 했고, 최근 결혼을 발표한 그룹 AOA의 전 멤버 유나도 검은 드레스를 입은 웨딩 사진을 공개했다”고 언급했다.
6개 지점을 둔 웨딩드레스 대여 샵을 운영하는 ‘드레리치’의 대표 츠나시마 마이는 “한국에서 검은 드레스를 입고 웨딩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면서 ‘한국풍으로 하고 싶다’면서 방문하는 예비신부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를 두고 일본 결혼 의상 전문가는 “일본의 부모들이나 하객들이 놀라기는 하지만, 대체로 용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본에서 ‘순결’을 상징하는 순백의 서양식 웨딩드레스가 본격 보급된 건 1970년대부터다.  그동안 검은색 드레스는 상복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 예복으로 금기시됐다.
그러나 최근 세태가 달라지면서 검은색 드레스를 선호하는 젊은 층이 많아지고 있다. 

민나노웨딩구의 마케팅 담당 스즈키 아야카는 “‘금기’가 깨진 데는 코로나19 사태가 한 몫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 결혼식은 많은 하객이 참석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코로나 이후엔 소규모화가 됐다. 경우에 따라 사진만 찍는 ‘포토 웨딩’도 늘었다”며 “신부들도 ‘나만의 스타일을 찾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