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타임' 논란 재부상, '건강 증진' 목적 시행, 되레 '건강 문제' 유발…의료계 "득보다 실 많아"

[뉴스인뉴스]

교통 사고·뇌졸중·심장마비 발병률 증가
'수면 방해', 집중력·판단력 손상 부추겨

어제(10일)부터 서머타임이 시작됐다. 서머타임은 여름철에 표준시보다 1시간 일찍 앞당겨 하루를 시작하는 제도를 말한다. 다른 말로 ‘일광절약시간(Daylight Saving Time)’이라고도 한다. 
이는 일을 일찍 시작하고 일찍 잠에 들어 등화 등 에너지를 절약하고, 햇빛을 장시간 쬐면서 건강을 증진한다는 근거로 에너지 절약과 경제활동 촉진 목적으로 미국을 비롯해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폴란드 등 전 세계 70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미국은 연방법에 따라 매년 3월 둘째 일요일에 시작해 11월 첫째 일요일에 종료하며, 올해는 11월 3일에 끝난다. 다만 하와이, 괌, 푸에르토리코 등 본토 외 지역을 중심으로 서머타임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애리조나주는 높은 기온과 사막기후 탓에 일몰시간을 1시간 늦추는 만큼 야외활동이 상당히 제한되기 때문에 본토에서 유일하게 서머타임을 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서머타임과 건강의 관계에 대한 논란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서머타임으로 미국인들은 한 시간가량 수면 시간을 손해 보게 되며, 건강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의료 관계자들은 서머타임이 교통사고 증가와 함께 뇌졸중·심장마비 발병률 증가 등 건강상의 문제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머타임이 건강에 미치는 피해에 비하면 낮 시간이 길어지는 이득은 가치가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점은 수면 방해다. 
의료 관계자들은 “사람의 몸은 평소 취침시간보다 1시간 빨라진 시간에 아직 잠들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반면 기상 시간은 1시간 빨라져야 정시에 출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질적으로 손해 보는 수면 시간은 1시간이 넘는다는 얘기다.

이는 건강과도 직결된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매년 미 전역에서 서머타임이 시행된 직후 월요일에 심장마비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4% 급증한다”며 “서머타임 해제 직후엔 심장마비로 병원에 오는 환자가 21% 감소한다”고 전했다. 
‘수면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서머타임이 실시된 첫 이틀 동안 뇌졸중 발병률이 8% 더 높았고, 암환자일 경우에는 1년 중 다른 시기보다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25%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뇌졸중 발병 가능성이 20% 더 높았다.

또 일주기 리듬의 방해는 또 집중력과 판단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 미국에서 서머타임 기간 동안 치명적인 교통사고 비율이 6%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의료 전문가는 "신체가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시간 차이를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작은 조정이 때로는 큰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서머타임 폐지 추진 

미 연방상원은 2022년 서머타임을 항구적으로 적용해 매년 시간을 조정할 필요가 없게 하는 이른바 ‘햇빛보호법(Sunshine Protection Act)’을 통과시켰으나 하원에서 처리되지 않아 자동 폐기됐다. 그동안 미국 내 19개 주의회에서 서머타임을 영구 적용하는 법안을 만들거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 안이 공식적으로 제정되려면 연방 의회가 연방법을 먼저 통과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