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김에 여친에 보낸 "아직 안 자니?" 문자 걱정?...이제 그만
메시지 삭제 5분에서 24시간으로
단톡방서 누가 지웠는지 특정 불가
미주지역 변경은 다소 시간 걸릴듯
#한인 직장인 K모씨는 전날 밤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고 당황하면서 자책했다. 간밤 직장 동료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술김에 헤어진 여자 친구에게 "아직 안 자니? 잘 지내지?"라는 안부 문자를 보낸 것이었다. 뒤늦게 삭제하려 했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 여의치 않았다. K씨는 "실수로 보낸 카톡 문자가 그대로 있는 것을 두고 보는 일이 여간 고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인 H모씨는 교회 성가대 단체 카톡방에서 지인과 메시지를 주고 받다가 그만 단체 카톡방에 등록된 성가대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메시지를 올리는 실수를 했다. 황급히 삭제했지만 H씨의 말풍선 자리에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문구가 남았다. H씨는 "이번 주 교회에 가면 성가대장과 대원이 삭제된 문자 메시지 내용을 물으면 내놓을 답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카카오톡 메시지를 이용하고 있는 한인들이라면 한번쯤 경험했을 아찔한 순간들이다. 하지만 앞으론 잘못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로 빚어지는 이 같은 아찔한 카톡 흑역사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메시지 삭제 가능 시간이 대폭 늘어나는 데다 누가 삭제했는지도 특정할 수 없는 기능이 도입되어서다. 다만 미주 한인들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메시지의 업데이트까지 시간이 좀 걸릴 수도 있어 기다림이 필요하다.
12일 카카오는 메시지 삭제 가능 시간을 기존 5분에서 최장 24시간 내로 대폭 늘리고, 삭제를 알리는 메시지도 누가 삭제했는지 특정할 수 없게 한 업데이트 내용을 발표했다. .
메시지 삭제 기능에 대한 업데이트는 2018년 8월 메시지 삭제 기능을 도입한 이후 약 7년 만의 첫 개편이다.
메시지 삭제 기능은 메시지 전송 후 5분까지는 상대방이 읽은 메시지와 읽지 않은 메시지를 모두 삭제할 수 있다. 텍스트는 물론 이미지, 영상, 이모티콘 등 모든 종류의 메시지를 지울 수 있다.
이번 업데이트로 이미 발송한 메시지를 삭제할 수 있는 시간은 기존 5분에서 24시간 내로 늘었다.
또 누가 메시지를 삭제했는지 알 수 없도록 표기 방식도 변경됐다. 기존에는 메시지를 삭제할 경우 발신자의 말풍선에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고 표기되어 삭제한 사람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서는 말풍선이 아닌 피드 화면에 "메시지가 삭제되었습니다"라고 표기된다. 따라서 1대1 대화방에서 자신의 메시지를 삭제한 경우가 아니라면 삭제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이번 업데이트는 카카오톡 버전 25.7.0에서 제공하며 기기와 운영체제(OS)별로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한인들은 카카오톡의 버전을 확인해 새로운 메시지 삭제 기능이 적용되는지 사전에 파악하는 게 중요해지는 대목이다. 메시지를 삭제하더라도 수사기관은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내역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