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생활비와 세금, 정치 성향에 가주와 '헤어질 결심'

지난 2년간 24만명 타주 이주…국내 '탈출' 1위
대부분 텍사스·애리조나에 새로운 보금자리 잡아
주거 생활비·세금 부담 줄여 삶의 질 향상 모색 

캘리포니아주를 떠나 타주에 정착하려는 탈 가주민의 행렬이 펜데믹 종료 이후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나날이 치솟는 주거비를 포함한 각종 생활비와 가중되는 세금 부담을 피하고 싶어서다. 가주의 진보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정치적 분위기가 싫어서 떠나기도 한다.
연방인구조사국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3년부터2024년 사이 가주에서 타주로 이주한 주민은 23만9575명에 이른다. 이는 국내 주별 이주 데이터 중 최고 수치다. 
가주에 이어 두 번째는 뉴욕주다. 같은 기간 뉴욕주를 떠난 주민은 12만917명이다. 주민들이 뉴욕주를 떠나 다른 주로 이동한 이유도 가주의 경우와 마찬가지다. 비싼 주거생활비와 부담스러운 세금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스탠포드대학 경제정책연구소(SIEPR)의 분석이다.
뉴욕주가 가주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릮블루 스테이트릫라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SIEPR 조사연구자료를 보면 정치적 이유로 다른 주로 이동한 주민은 전체 이주자의 4분의 1에 이른다.
SIEPR에 따르면 가주는 미국 내에서 생활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상위 5개 주 가운데 하나다. 특히 살인적인 주거비용만으로도 가주를 떠날 결심을 하게 되는 이유라고 SIEPR이 분석했다.
가주 2024년 주택의 중간가격은 83만1300달러로 전국 주택 중간가격인 43만달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다. 렌트비만 해도 웬만한 주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된 지 오래다.
가주에 등을 돌린 주민들은 어디를 향할까. 최근 수년 동안 가주를 떠난 주민들의 대부분은 텍사스주와 애리조나주로 거쳐를 옮겼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텍사스주에서는 주 소득세가 없고, 정치적 분위기는 보수적인 레드 스테이트다. 주 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 주는 텍사스를 비롯해 플로리다, 사우스다코타, 네바다, 테네시, 와이오밍, 알래스카다. 또한 워싱턴주에서는 소득세가 없지만 자본이익에 대한 세금은 부과된다. 애리조나주는 전반적으로 생활비가 저렴하고, 정치적 분위기는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스윙 스테이트다.
이처럼 주민들의 타주 이동이 활성화되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재택근무(remote work), 즉 직장에 나가지 않고도 일 할 수 있는 업종과 일자리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주와 헤어질 결심을 하는 게 예전보다 그만큼 쉬워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