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라운딩에서 무슨 이야기 오갔을까?"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김동관 참가
백악관, 골프 참가자 명단 공개하지 않아
반나절 이상 지속···투자·관세 논의에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릫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릮에서 한국, 일본, 대만의 대표 기업 총수들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한국계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다리를 놓은 것으로 알려진 이번 회동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참가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여러 명의 해외 기업 경영자와 골프 회동을 가진 것은 이례적이다. 소문난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에도 자신이 소유한 27홀 규모의 이 골프장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와 골프를 즐겼다. 당시 두 사람의 관계는 브로맨스(남자들 간 친밀한 관계)로 불릴 만큼 가까웠다. 이를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 간 회동이 관세 협상과 대(對)미 투자 등 미국과의 무역 의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8일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전 9시 15분경 골프장에 가서 오후 4시 52분경 나왔다"고 전했다. 약 7시간 37분간 라운드를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5~6시간 만에 골프를 끝내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기업인과 한 조에서 치지 않았더라도 경기 전후, 식사, 휴식 시간 등에 돌아가며 대화했을 것으로 산업계는 추정한다.
백악관은 이날 각 팀을 미국 정부 관계자 1명과 미국 골프 선수 1명, 기업인 2명 등으로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각 조가 각 홀에서 동시 티오프하는 릫샷건릮 방식으로 라운딩이 시작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종 트럼프 대통령과 한 조에서 골프를 친 기업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백악관은 기자단의 확인 요청을 거부했다. 다만 기업 규모와 미국 투자 액수 등을 감안할 때 삼성, 현대차 등 국내 기업인이 트럼프 대통령과 동반 라운드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이가 많다.
한국 재벌 총수 등 라운딩에 참가한 기업인들은 개인 차량이 아닌,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고 단체 이동했다. 탑승 차량으로 추정되는 검정 리무진 버스가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떠난 뒤에 골프장을 나섰고, 차량은 팜비치 섬의 5성급 호텔로 이동했다.
한편 회동을 주선한 손정의 회장은 이번에 다수 기업들이 참여하는 투자 유치 행사도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머드급 AI(인공지능)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릫스타게이트릮를 이끌고 있는 손 회장은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첫 당선됐을 때도 마러라고를 방문해 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트럼프 회장과 친분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