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 中의 해외입양 금지로 5년 넘게 기다림
경제와 무역 분야에 초점이 맞춰질 미중 정상회담에 또 다른 희망을 걸고 있는 특별한 사연의 가족들이 있다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수년 전 중국에서 자녀를 입양하기로 결정한 수백 명의 미국 부모들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가정 수백 곳이 중국에서 자녀 입양을 준비하다가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봉쇄와 중국 정부의 해외 입양 금지 조치로 인해 모든 절차가 중단되면서 5년 넘게 매칭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1992년 이래 중국 출신 아동 16만명 이상이 해외로 입양됐으며, 이 중 8만2천명은 미국 가정으로 입양됐다.
그런데 2024년 중국 정부가 해외 입양 제도를 갑자기 종료하면서 약 270곳의 미국 가정이 기약 없는 기다림에 처하게 됐다.
특히 이들은 수년 전에 이미 중국에서 태어난 아이들과의 매칭이 완료돼 교류까지 하는 상태였다.
2020년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모든 입양 절차가 잠정적으로 '올스톱' 됐고 이들은 입양 절차가 향후 재개될 것이라는 약속을 믿고 팬데믹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2024년 9월 중국 정부가 모든 해외 입양을 끝내겠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자 이들의 희망은 완전히 꺾이게 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의 처지에 대해 알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희망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메일을 통해 발표한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가정을 지원하고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이미 매칭된) 입양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허락하기를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9월 미 국무부가 최종 결정은 중국에 달려있다고 한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입장 표명으로 풀이됐다.
오는 30일 한국에서 진행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만남을 직전에 두고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입양을 기다리던 예비 부모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국 간 정상회담 의제에 입양 문제가 포함되기를 많은 가족이 기대하고 있다고 SCMP는 짚었다.
펜실베이니아에 사는 메건과 데이비드 브리그스 부부는 SCMP에 "5살 때 매칭된 입양 대상 아동이 이제 11살이 됐다"라면서 "아동과 이미 관계가 형성돼 있고 약속된 가정으로 보내지는 것은 절대적으로 옳은 일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