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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준철의 ‘시쓰고 중얼중얼’

  • 심청

    심청                                          허련화 심청은 아버지를 위해 자신을 팔았다 심청의 몸값은 심봉사의 초롱초롱한 두 눈이었다 그 눈에 비친 몇 십 년의 피고 지는 계절 속의 풍경이었다


  • 버려짐에 대하여 

    버려짐에 대하여  박인애   노인의 집 앞에 웃돈을 얹어주어야 치워 갈 듯한  대용량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다 구형 모니터와 무거워 보이는 데스크톱 전선으로 목이 칭칭 감긴 키보드  유선 마우스와 스피커까지 일가족이 거리로 나앉았다 


  • 하루가 산다

    신년 축시 하루가 산다 시인 김준철<미주 문인협회 회장> 하루가 하루를 덮고 그 하루가 다른 하루를 녹이고 또 하루가 그걸 채우고 비우고 지우고 어느 하루는 기억이 되고 그 하루는 저 하루를 위로하고 그다음 하루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다독다독 하루의 허락으로 또 하나의 하루를 사는    버릇처럼 지나친 시간 그 끝자락의 아우성 고요한 밤의 어둠이 서늘한 바람을 타고 다가온다 다가와서 삐쭉 얼굴을 내밀고 속삭인다 수고했다 고생했다 잘 버텼다    하루가 시무룩하게 사라진다 시간은 그렇게 사라졌다가 불쑥, 잊혔다가 불쑥, 뜬금없이 불쑥, 오늘처럼 나타나기도 하며 그렇게 산다


  • 12월 깨다

    12월 깨다 김준철 왜 캐롤은 숨차게 빠르거나 숨막히게 느린걸까 당신에게는 그렇지 않다면 왜 내게는 그렇게 들리는 걸까


  • 하늘에 닿은 나무

    하늘에 닿은 나무                                                                          김준철


  • 축농증

    축농증                                                      김준철


  • 11월

    11월                                                                                            김준철


  • 뭉클한 산책 

    뭉클한 산책                                               김준철


  • 가는 길

    숲은 넓은 길을 만들지 않는다 어렴풋한 길 사이로 녹색의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흩어지는 햇살의 꽃망울이 다시, 가벼운 흔들림으로 앉는다 숲은 그렇게 엷은 길 위로 기억을 덮고 시간을 덮고 길이 길을 덮고 자박이는 이슬을 밟고


  • 끝기도

    끝기도 김준철 우리는 긴 시간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있었습니다 그날은 기억에 없는 날이었습니다 입질도 없고 낚시꾼도 없었습니다 바람도 없고 구름도 그리고 말도 없었습니다 간혹 찰랑거리는 강물이 찌를 흔들고 느린 블루스 연주 같은 시간이 흐느적대며 검은 땅을 드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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