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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천의 世上萬事

치과의

  • 잔인한 태양, 잔인한 산불

    메사추세츠 남쪽에 부메랑 모양의 작은섬 하나가 있다. 지금은 퇴락한 촌락이지만 한 때는 고래잡이 본고장이었던 낸터킷(Nantucket)이다. 19세기 그곳 남자들은 일반 어부들과 달리 전 세계 바다를 돌아다니며 한 해에도 수천 마리의 고래를 잡았다. 그리고 기름을 짜냈다. 이 기름은 대륙으로 비싼 값에 팔려나갔고 낸터킷은 갈수록 번성해 포경산업의 중심지가 됐다. 당시 포경선이 700여 척, 종사자가 7만여 명에 달했다고 한다. 


  • '태양을 피하는 방법'

    중국 고대 전설에 천제의 아들 태양 신(神)이 10명이 있었다. 이들은 돌아가며 하루에 하나씩 인간 세상을 비추게 되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장난기가 발동한 이들 모두가 동시에 하늘로 떠오르자 지상은 태양열로 인해 불구덩이로 변하였다. 가뭄이 들어 강물이 말라붙고 불이 나 초목과 곡식이 다 타 죽으니 백성들은 갈증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온갖 괴수들까지 날뛰면서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인자하신 요 (堯) 임금은 하늘에 구원의 제사를 올렸다. 그러자 상제는 활의 달인 궁신 (弓神) 예를 지상에 내려 보냈다. 헌데 예는 좀 과격하게도 9명의 태양을 활을 쏘아 모두 죽여버렸다. 이에 화가 난 상제는 아들들을 죽인 죄를 물어 예와 그의 아내 항아 (姮娥)를 인간으로 강등시켜 지상으로 내쫓았다.   


  • 反戰의 샹송 ‘탈주병’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서 시선(詩仙)이라고 불리던 이백과 동시대를 풍미하며 시성(詩聖)으로 불린 당나라 시인 두보. 그의 시(詩)는 대부분 명작으로 꼽히지만 특히 안록산이 일으킨 전란을 겪으면서 지은 시 중에 많다. 그 가운데 이른바 ‘삼리(三吏)’나 ‘삼별(三別)’이 있다.


  • '울지않는 새'와 매듭풀기

      일본 전국시대의 걸출한 세 인물에 대해서 많이 알려져 있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울지 않는 새가 있다면, 오다 노부나가는 ‘그 새를 죽이겠다’고 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그 새를 울게 하겠다’고 했으며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그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한 그것이다.


  • ‘살인 용병’ 바그너

        14세기 말 이탈리아 반도에서는 여러 공국들 사이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헌데 당시 전투시에는 주로 전문적인 용병대가 활약했다. 그 중 베네치아 공국과 밀라노 공국의 전쟁에서 활약한 가장 용맹하기로 이름난 이가 ‘카르마뇰라’였다.


  • ‘에스페란사’의 기적

    미국이 '개척'이라는 미명 아래 아메리카 인디언들을 몰아내는 과정에서 많은 학살이 일어났다. 그러는 와중에 백인과 친화적인 인디언과 적대적인 인디언으로 나뉘어 부족간의 전쟁도 야기되었다.


  • ‘정원은 어디 있느냐?’

    기원전 5세기 경 메디아 공주 아미티스는 바빌론의 네브갓네살 2세와 결혼했다. 비록 정략결혼이었지만 왕은 그녀를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했는데 아미티스는 산이 많아 나무와 꽃이 풍성했던 고향과 달리 메마르고 평탄하기만한 바빌론의 삶에 지쳐 향수병을 앓았다. 그러자 왕은 그녀의 고향을 닮은 정원을 건설했는데 이것이 바로 공중정원이었다.


  • 야곱의 돌베개

    창세기에 보면 야곱이 에사오의 장자권을 가로채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브라함의 아들 이사악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형은 에사오이고 동생은 야곱이었다. 남성적이고 사냥을 좋아하는 마초 맨 형 에사오에 비해 동생 야곱은 여성적이고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해 엄마의 치마폭에 매달려서 사는 오늘날로 말하자면 마마보이였다고나 할까? 


  • '아메리칸 파이'

      '아메리칸 파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대영제국을 밀어내고 세계 최강국으로 일어선 미국의 1950년대는 호황을 누리는 황금기였다. 그러다가 1960년대에 들어서 흑인과 여성의 민권 운동이 일어나고 존 F. 케네디의 암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저격, 미소냉전과 베트남 전쟁에 반전운동 등으로 혼란스러워졌다. 말하자면 1960년대는 1950년대의 영광을 잃어버린 시대가 된 모양새였다. 


  • 아르고스의 눈

    그리스 로마신화에 100개의 눈을 가진 괴물거인 ‘아르고스(Argos)’가 등장한다. ‘모든 것을 보는 자’라는 뜻의 아르고스는 잠잘 때도 항상 두 개 이상 눈을 뜨고 있어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어느날 바람둥이 제우스는 검은구름으로 변해 여사제 ‘이오(Io)’와 사랑을 즐긴다. 이를 눈치챈 제우스 부인 헤라가 현장을 덮치자 제우스는 이오를 황급히 암소로 변신시키지만 헤라가 그 암소를 달라고 하자 의심을 피하기 위해 하는 수없이 넘겨준다.    헤라는 심복 아르고스를 시켜 암소를 감시하게 한다. 낮에는 풀을 뜯고 밤에는 묶여 눈물로 지새는 이오를 보다 못한 제우스는 헤르메스에게 아르고스를 죽이라고 지시한다. 헤르메스는 양치기의 모습으로 변장해 아르고스에게 다가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며 아름다운 피리소리를 들려주자 아르고스의 눈들이 하나 둘, 100개가 모두 잠든다. 헤르메스는 이 틈을 타 아르고스의 목을 베고 이오를 구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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