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페이스북 원색적 반박 댓글 논란 일파만파

부기장 고충 글 실명 대응 

논란 확산되자 즉각 삭제 

조종사 노조 "고소 검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종사 직군의 고충을 강조한 대한항공 부기장의 SNS (소셜네트워킹서비스) 글에 강한 표현으로 반박 글을 올려 노사 양측이 충돌하고 있다. 

 발단은 김승규 대한항공 부기장이 이달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내용.

 그는 "(조종사들이) 한 달에 100시간도 일하지 않으면서 억대 연봉 받으면 불평등하다고 한다. 그래서 비행 전에 뭘 준비하는지 알아보겠다"며 비행 전 준비 과정을 나열한 것이다.

 회사 규정은 비행 1시간 45분 전까지 출근이지만 실제로는 사전(事前) 숙지해야 할 정보가 많아 자택이나 호텔에서 전날 밤부터 준비하고 비행 당일에도 이륙 2시간 30분 전에는 출근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평균 약 5000만원에 해당하는 '37%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쟁의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글에 대해 화가난 조 회장이 오전 11시30분쯤 직접 댓글을 달았다.

 조 회장은 "전문용어로 잔뜩 나열했지만 99%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운항관리사가 다 브리핑해주고, 기상변화는 오퍼레이션센터에서 분석해주고, 조종사는 GO, NO GO(가느냐, 마느냐)만 결정하는데 힘들다고요?"라고 적었다.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오토파일럿으로 가는데"라는 내용도 있었다.

 조 회장은 또 "아주 비상시에만 조종사가 필요하죠. 과시가 심하네요. 개가 웃어요"라고 거친 표현을 썼다. 이어 "마치 대서양을 최초로 무착륙 횡단한 린드버그 같은 소리를 하네요. 열심히 비행기를 타는 다수 조종사를 욕되게 하지 마세요"라고 덧붙였다.

 처음에는 조 회장의 페이스북 계정이 해킹당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조 회장이 직접 쓴 것이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진짜 조양호 회장이 맞냐"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조 회장이 조종사들을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 진심으로 놀랐다"고 밝혔다. 조종사 노조 측은 "허위사실로 조종사의 명예를 떨어뜨렸다"며 고소·고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