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처음처럼 순하리'·무학 '좋은데이'등 매출 부진 고전…'한국 성공=LA성공' 공식 깨져

[업·계·진·단]

젊은층·여성등 구매층 폭 좁고, 30대 이상 남성들 외면

"한국서 인기 시들하자 재고 소진 목적 美 수출" 의혹도


 지난해 한국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과일맛 리큐르 제품, 일명 '과일소주'가 LA에선 인기가 시들하다. 미주 한인사회에 론칭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찾는 고객들이 기대이하다. 더욱이 한국에서조차 매출이 떨어지자 점점 시들해지고 있는'과일소주'의 판로 개척 목적으로 미주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 여론도 있어 과일 소주가 과연 LA 한인시장에서 살아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나마 석류맛 인기

 지난해 12월 '칵테일 와인'으로 미주한인시장에 진입한 무학 '좋은데이'의 관계자에 따르면 과일소주는 지금까지 미주 전역에 총 40만병이 출고됐다. 3가지 맛 중에 석류맛이 미주 한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 과일소주의 원조라고 자부하는 롯데주류는 '처음처럼 순하리'를 지난 2월에 복숭아맛으로 첫선을 보인 뒤 유자맛을 후속 제품으로 내놓았다.

 이 두업체 관계자들은 모두 "현재 과일소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좋다"며 "특히 젊은 여성층, 그리고 독한 술을 선호하지 않는 한인2세와 타인종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정작 한인타운 내 마켓들의 반응은 이와 대조적이다. 한 한인마켓의 매니저는 "과일소주 판매율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못하다"며"세일 때 판매량이 반짝 올랐을 뿐 여전히 일반 소주가 훨씬 더 많이 판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마켓의 매니저는 "잘 팔리지 않지만 주류업체와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면서 '구색 맞추기'로 과일소주를 주문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귀띔했다.

 과일소주를 친구들과 함께 먹어 보았다는 여대생 조모(23)씨는 "광고를 보고 호기심으로 한번 마셔봤는데 맛이 기대이하"라며 "지금은 다시 기존 소주를 마신다"고 말했다. 

▶세일·시음회 홍보 전력

 이처럼 과일 소주가 한인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하자 업계측은 '기존 소주는 마켓, 과일소주는 술집'으로 판매 전략을 바꾸고 과일 소주 제품의 인지도를 높히기 위해 마켓 세일과 술집 시음회 등 홍보 활동에 전력을 쏟고 있다.

 한국과 달리 초기 열풍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젊은층과 여성 등 구매층이 폭넓지 못한 점과 소주의 주 소비층인 30대 이상 남성들에게 어필하지 못한 점이라는 데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한편 일각에선 한국에서 과일소주의 인기가 급락하자 새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미주 수출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한국내 과일 소주 판매량은 지난해 9월 14.2%로 정점을 찍은 이후 떨어지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도 과일소주의 매출 비중은 5.9%(1월), 5.1%(2월)로 내려가고 있다.

 이에 따라 주류업체들은 재고와 원재료 소진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려 수출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매체들은 보도했다. 롯데주류는 지난달 말까지 미국으로만 9600상자가 수출됐으며 이달부터 수출하는 물량까지 합칠 경우 총 1만5000상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무학도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지난해 12월까지 총 147만병을 해외로 수출한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비판을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