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언론진흥재단 후원 기획보도] 2. 한인 정치력 현재:더이상 한계는 없다

'코리안 아메리칸'의 정치력은 어디쯤 와 있을까? 미주 한인사회의 정치력을 판단하려면 어떤 사람이, 어떤 선출직에 당선됐는가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어떻게 성공했으며 힘든 점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살펴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1세에서부터 2세, 3세에 이르기까지 미국 정치계에서'코리안 파워'를 과시한 정치인들을 통해 한인 정치력의 현주소를 점검해 봤다. 

"끊임없는 도전...큰 꿈을 꿔라" 

최초 한인 LA시의원 데이빗 류

 "끊임없는 도전…큰 꿈을 꿔라" 데이빗 류 LA시의원(4지구)의 당선은 100년 넘은 한인 이민사에 한 획을 그은 쾌거로 평가된다. 미국 내 최대 도시 중 하나이자 한인 최대 밀집지역인 LA에서 첫 한인 시의원의 탄생이었다.

 문: 당선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답: 한인들의 관심과 도전이 많아지면 정치력도 신장될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뭐니뭐니해도 한인커뮤니티의 전례없는 지지와 투표참여 때문이라고 본다. 한인들의 표가 선거 당락에 영향을 끼친 주요 사례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문: 시의원이 되기 전에 예상했던 것과 다른 점은?
 답: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 특히 시의원이 되기 전 보좌관, 비영리단체 일원 등으로 일할 때에는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리소스를 직접 쥐고 있는 입장이 됐다. 

 문: 시의원으로서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답:'B'라고 말할 수 있다. 주요 판단 기준은 일단 선거 공약이다. 아직 공약을 다 이행한 것이 아니고 아직 더 배울 부분, 잘할 수 있는 부분도 있기에 A를 받기에는 이른 것 같다.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은 당선자가 많이 나오는 데 있기도 하지만 당선된 후 얼마만큼의 역량을 발휘하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한인이니까 무조건'은 안돼"

최초 한인여성 가주 하원의원 영 김

 첫 한인 여성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원인 영 김(공화·가주 65지구) 의원은 주류사회에서 여성 정치인으로서 한인 정치력과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는 지금 재선을 준비 중이다.

 문: 김 의원의 당선이 주는 의미는.
 답: '한인은 아직 안될 것'이라는 우리 스스로 가진 자괴감을 불식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한인 정치인들이 배출될 것이다. 요즘 한인 후보들을 보면 즉흥적으로 출마한 것이 아닌 오랜 기간 준비된 후보들이다.

 문: 당선 요인을 꼽는다면. 
 답: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 외교위원장(공화)의 정책보좌관으로 오래 일한 터라 공화당 내 지지를 이끌에 내는 데 어렵지 않았다. 또한 한국어로 대화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 한인들과 소통을 통해 지지를 얻는 데도 도움이 됐다. 모금활동도 성공적이었다.

 문: 현재 한인들의 정치력을 평가한다면.
 답: 이제는 오히려 한인사회와 유대관계를 가지지 못한 한인 후보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역설적으로 정치 수준 역시 높아져 이젠 무조건 한인이니까 도와달라는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3선도전..."이민사회 대변" 

최초 한인 뉴욕주 하원의원 론 김

  뉴욕 주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한인 하원의원인 론 김 뉴욕 주 하원의원(민주·40선거구)은 벌써 재선 의원이자 3선에 도전한다. 소수계이지만 뉴욕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김 의원은 정치 입문 이유에 대해 "한인을 비롯 소수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었다"고 말하고 특히 이민자 소규모 비즈니스들에게 불리한 법안에 맞선 것 등이 당선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미주 한인사회에서 정치력 신장의 중요성이 점점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만큼 한인들의 정치적 입지도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김 의원은 "여전히 저조한 한인들의 투표율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아직은 미 주류정치계의 신흥세력인 한인들의 계속적인 정치 도전을 위해선 무엇보다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4선도전..."아줌마도 된다"

최초 한인 워싱턴주 하원의원 신디 류

  워싱턴 주 첫 한인 하원의원인 신디 류(민주당·32지구)는 미국 내 첫 한인 여성 시장(워싱턴 주 쇼어라인 시) 출신으로 첫 재선 한인 여성 하원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현재 3선 하원의원으로 4선에 도전하고 있다.

 그녀는 47세 늦깎이로 정계에 입문한 특이한 케이스다. 쇼어라인 시장의 상인 정책에 불평을 늘어놓고 있던 자신에게 '그럼 엄마가 뭐라도 해보라'는 말에 '47세 아줌마가?…안 될 게 뭐 있어(Why Not)?'라며 나서게 됐다. 

 그녀는 성공요인에 대해 "한인 유권자들의 지지가 큰 힘이 된 것이 사실이지만 뭐니뭐니해도 네트워크를 잘 쌓은 것이 주효한 것같다"고 분석했다. 

 6년 후 상원의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녀는 노하우와 정계내 인매을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것도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한인들의 보다 적극적인 미국 정치에 대한 관심이 한인 정치력을 더 신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