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융감독위원장'외유성 로비'논란, 野 "자진사퇴해야"요구

9박10일간 여행비용 KIEP 전액 부담
"동료 의원 없이 여직원과 동행 이례적"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돈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김 원장과 함께 의정 활동을 한 일부 동료 의원, 보좌진들은 "있을 수 없는 일", "외유성 로비라고 밖엔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에대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5일 김 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매체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던 김 원장은 자신의 비서와 함께 2015년 5월 9박10일 일정으로 미국·벨기에·이탈리아·스위스 등을 방문했다. 김 원장 일행이 10일 간 지출한 비용은 3077만원이었는데, 이는 정무위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전액 부담했다. 김 원장은 당시 정무위 야당 간사와 예산결산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당시 정무위 여당 간사였던 자유한국당 김용태 의원(현 정무위원장)은 "당시 KIEP에서 여야 간사를 모시고 출장을 가자고 얘기를 하기에 나는 단박에 거절했다"며 "우선 피감기관 돈으로 정무위원이 출장을 가는 게 말이 안 되고, 기간도 열흘이나 돼서 안 가겠다고 했다"고 했다.

김 원장이 동료 의원 없이 혼자 출장을 나간 것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19대 국회 정무위에서는 관례적으로 해외 출장 일정이 있으면 새누리당 의원 1명, 민주당 의원 1명, 정의당(비교섭단체) 1명 혹은 여당 의원 2명, 야당 의원 2명이 팀을 이뤄 출장을 나갔다고 한다. 당시 정무위에 소속돼있던 한 의원은 "누구를 어떤 출장을 보내는 것은 상임위 차원에서 간사들이 협의를 하는데, 혼자 가는 케이스는 별로 없어서 (김 원장 사례는) 의아하다"고 했다.

해외 출장에 여비서가 동행한 것도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당시 함께 정무위에서 활동했던 한 의원은 "체류비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의원 해외 출장에 보좌진을 데리고 가는 경우는 없다"며 게다가 보좌진 비용을 초청기관에서 대도록 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 특히 국내 출장을 가더라도 방을 잡는 문제 등 때문에 이성(異性) 보좌진이 수행하는 경우는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로비성 출장이라기엔 무리가 있고 여비서는 수행비서가 아니라 담당 정책 업무를 하는 직원으로 현재 김 원장이 소장으로 있었던 더미래연구소 연구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