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베트남 축구 영웅'된 박항서 감독

"눌 부족하다고 생각…예수만 의지하는 믿음의 사람"
선수시절 교회 출석, 자신은 집사·아내는 권사 임직
베트남행 결정도 기도 결과 "내가 한건 아무 것도…"

베트남에게 스즈키컵 우승컵을 선물한 박항서(59) 감독에 대한 찬사가 끝이 없다. 10년만에 스즈키컵 대회서 우승하자 베트남은 그야말로 온나라가 박항서 신드롬에 뒤덮혀있을 정도다.

박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히딩크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수석 코치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인물. 하지만 그가 믿음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본국 언론에 따르면 박 감독은 아내 최상아 권사와 함께 기도하는 삶을 살아왔다. 박 감독 부부는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예수님만을 의지했다.

그는 선수시절 동료 박성화 선수와 함께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집사 안수도 받았다. 경남 FC감독 때는 경남 함안 가나안교회에 출석했다. 박 감독은 홈 경기가 있을 때 교회에서 통성으로 기도한 뒤 경기에 임했다.

이 교회 이종훈 목사는 "당시 박 감독은 경남FC 선수 10여명과 함께 교회에 출석했다. 말씀에 흠뻑 취해 함께 팀 승리를 위해 뜨겁게 기도했다"고 회고했다. 원정경기 때엔 2∼3시간 전에 휴대전화로 교인들에게 기도해 달라고 요청하는 신실한 신앙인이었다고 이 목사는 전했다.

박 감독 부부는 '쉬지 말고 기도하라'(데살로니가전서 5장 17절)를 즐겨 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앙의 힘을 바탕으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지 매사에 자신감 넘치게 살아왔다. 지난 2월 AFC U-23 결승전에서 패배해 아쉬워하는 베트남 선수들에게 "당당히 고개를 들어라"고 격려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베트남행을 결정한 것도 부부가 함께 기도한 결과다. 특히 부인 최 권사는 남편의 열정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베트남에 가서도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기도로 시작한 일, 오래지 않아 열매가 됐다. 박 감독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나이가 드니 아무데도 불러 주는 곳이 없었다. 그때 기회를 준 곳이 베트남이다. 감사드린다. 그래서 더 열심히 뛰고 베트남 선수들을 지도했다"고 털어놨다.

"40년 축구인생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는 박 감독. 그는 베트남에서도 교회에 열심히 출석하면서 "초심을 잃지 말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