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선]

이주여성 40% 폭력경험
다문화가정 급증세 심각

베트남 출신 여성이 한국인 남편에게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면서 가정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국내 결혼이주 외국인 여성에 대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18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국내에 거주하다가 현재 이혼·별거 상태에 놓인 외국인 여성들 가운데 10.2%는 학대와 폭력을 그 이유로 꼽았다. 이 같은 경향은 읍·면 등 비도시권에 거주하는 이들 사이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7월부터 8월까지 우리나라에 사는 결혼이주여성 9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87명(42.1%)이 가정폭력을 경험했다. 이들 387명이 겪은 피해 유형으로는 주먹질·발길질 등 신체 폭력이 38%, 심한 욕설은 81.1%로 나타났다. 이번 베트남 이주여성 폭행 사건의 가해 남편이 "베트남 음식 만들지 말라고 했지"라며 윽박질렀듯이 한국 생활 방식을 강요한 사례는 41.3%를 차지했다.

이 같은 왜곡된 인식이 만연한 가운데 국내 다문화가정은 지난해 총 30만가구를 넘어섰다.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 간 혼인 건수는 최근 20년간 연평균 1만9171건에 달한다. 한국 남성과 외국 여성 간 혼인은 2018년 1만6608건을, 같은 해 이혼은 5174건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