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여론조사 반대 45%에 앞서, 민주당 속도전 이르면 새달 말 하원 표결

의회 탄핵조사 지지여론 갈수록 상승
탄핵조사 지지 공화당 하원의원 나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추진에 대한 민심이 심상치 않다.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공식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미국인의 55%가 탄핵 추진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29일 CBS뉴스는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에 의뢰해 26~7일 미국에 거주하는 성인 2059명을 조사한 결과 민주당의 탄핵 조사 개시에 '매우 찬성한다'와 '다소 찬성한다'는 각각 35%, 20%로 나타났다. 반면 '다소 반대한다'와 '강하게 반대한다'는 45%로 집계됐다. 다만 강하게 반대한다는 응답자가 31%였다.

민주당이 탄핵 조사를 시작한다는 소식에 어떤 기분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33%가 기뻤다고 답했다. 25%는 만족스러웠지만 기쁘지는 않았다고 했다. 화가 났다는 사람은 25%로 조사됐다. 불만족스러웠지만 화가 나진 않았다는 응답자는 17%였다.

현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회 탄핵 조사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필수적이다', '불필요하다'는 답이 각각 55%, 45%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처신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엔 41%가 '불법'이라고 답했다. 31%는 '적절하지는 않지만 합법'이라고 응답했고, 적절했다는 응답자는 28%였다.

또 응답자의 42%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가 한 행동 때문에 탄핵돼야 한다'고 했다. 36%는 탄핵될 만한 일이 아니라고 했으며 22%는 '현시점에서는 말하기 이르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7월 통화에서 정치적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및 그의 차남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한편 민주당은 하원에서 11월쯤 표결을 하고자 속도전을 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탄핵 조사 청문회는 앞으로 몇 주간 진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 일라이자 커밍스 정부감독개혁위원장은 지난 27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다음달 4일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변호인 루디 줄리아니의 우크라이나 정부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보냈다. WSJ는 "민주당의 빠른 움직임을 고려하면 탄핵 표결이 이르면 10월 말에도 가능하다"면서 "통상 탄핵 절차를 주도하는 법사위가 탄핵안 초안을 작성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소속인 마크 애머데이 하원의원은 이날 의회가 내부고발자의 고발을 조사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공화당 하원의원 처음으로 탄핵 조사를 지지하고 나섰다. 그는 그러나 탄핵 여부 판단은 보류했다.

트럼프는 골프 삼매경
소렌스탐 불러 라운딩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추진에 아랑곳없이 전직 골프선수들과 함께 골프를 즐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세계 정상급 프로골퍼로 이름을 날렸던 게리 플레이어, 아니카 소렌스탐과 함께 골프를 쳤다.

"이러다가 뒷전될라" 마음 급해진 북한
난데없이 "트럼프 용단 기대"

미 정치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자 북한이 마음이 급해진 모양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2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감각과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미북관계 개선을 위한 용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고문은 앞서 북한의 외무성을 이끌고 대미 핵협상을 이끌었지만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에 밀려 2선으로 물러난 바 있다.

김 고문은 이날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대북) 접근방식을 지켜보는 과정에 그가 전임자들과는 다른 정치적 감각과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나로서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선택과 용단에 기대를 걸고 싶다"고 말했다.

김 고문이 오랜 기간 침묵을 깨고 전격적으로 담화 발표에 나선 것은 최근 미국 정치권 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탄핵 추진으로 인해 미국의 관심사 순위에서 북한은 4~5순위로 낮아 탄핵 정국이 본격화되면 북한 문제는 뒷전으로 물러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이에 마음이 급해진 북한이 김 고문을 앞세워 빠른 협상을 촉구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