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 배웅 속 서울중앙지검 거쳐 동부구치소 재수감

남은 형기 다 채우면 95세…2036년 출소 예정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김주환 기자 = 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일(한국시간) 서울 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지난 2월 25일 서울고법의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난 이후 251일 만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후 2시 40분께 이 전 대통령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 재수감했다.

앞서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 지난달 29일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며 회삿돈 횡령과 삼성 등에서 받은 뇌물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천여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날 오후 동부구치소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신체검사와 소지품 반납, 수용기록부용 사진촬영 등을 마치고 구치소 12층 독거실(독방)에 수용됐다.

이곳은 이 전 대통령이 2018년 3월 22일 구속돼 보석으로 풀려날 때까지 약 1년 동안 수감생활을 한 곳이다.

교정 당국은 12층에 독거실과 혼거실이 섞여 있는 만큼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다른 수용자가 접근하지 못하게 차단 시설을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머무는 독거실은 화장실을 포함해 13.07㎡(3.95평)이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거실(10.08㎡·3.04평)보다 약간 크다.

방에는 일반 수용자와 같이 TV와 거울, 이불·매트리스 등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등이 비치된다. 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 등을 고려해 전담 교도관도 지정된다.

이 전 대통령은 재수감에 앞서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국민의힘 권성동·장제원·조해진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 측근들과 면담했다.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이 "잘 다녀오시라"고 걱정하자 "나를 구속할 수는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수형생활 잘하고 오겠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처럼 형이 확정된 기결수는 구치소에 머무르다 수형자 분류 작업을 거쳐 교도소로 이감된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인데다 고령에 지병도 있어 교도소 이감 없이 동부구치소에서 형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약 1년간 구치소 생활을 해 남은 수형 기간은 약 16년이다. 형기를 모두 채운다면 95세인 2036년에 출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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