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7.0 강진 65시간 만에 3세 여아 극적 구조…구조대 "신이 도운 '기적'"

터키

"잔해속에서 돌 두드린 엄마 간절함 통해"
엄마와 쌍둥이 언니·오빠도 살아 돌아와
애타게 구조 소식 지켜보던 국민들 환호

규모 7.0의 강진 발생 65시간 만에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3살 여아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 아이는 앞서 20시간 넘게 돌을 두드려 자신의 위치를 알린 끝에 구조된 엄마의 실종된 딸이다.

2일 CNN은 이즈미르의 무너진 아파트 잔해 속에서 3살 여자아이가 65시간 만에 구조됐다고 보도했다.

파레틴 코카 터키 보건장관은 "엘리프 페린스크란 이름의 아이가 지진 발생 65시간이 지난 월요일 아침에 구조됐다"고 발표했다. 페린스크는 지진 발생 후 구조된 106번째 생존자로, 먼저 구조된 엄마가 애타게 찾던 실종아동이었다.

앞서 페린스크의 엄마와 10살 쌍둥이, 7살 난 오빠는 지진 발생 23시간 만에 나란히 구조됐다. 이 중 7살 오빠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안타깝게도 사망했다.

구조 과정에서 생존자가 있음을 알리기 위해 쉼 없이 돌을 부딪쳐 소리를 낸 엄마의 사연이 알려지며 찾지 못한 3살배기 딸의 구조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65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페린스크의 소식이 알려지자 터키 국민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구조작업에 참여한 소방관 무아메르 첼릭은 "엘리프가 먼저 내 손가락을 잡았고, 나는 먼지가 묻은 엘리프의 얼굴을 닦아줬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잃지 않았다"며 "이 아이는 끝까지 살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현장에 있던 다른 구조자들은 감격에 겨워 서로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페린첵보다 약 7시간 앞서 구조대는 건물 잔해에서 14세 소녀 이딜 시린을 매몰 58시간 만에 구조했다. 그러나 이 소녀의 8세 동생은 생존하지 못했다.

무라트 쿠룸 환경부 장관은 이날 "이즈미르 강진으로 91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심하게 파손된 건물은 58채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진 발생 당일 그리스 사모스섬에서도 10대 2명이 숨져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최소 9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