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국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절정에 달한 가운데 백신 접종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백신 접종 속도가 당초 목표보다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나 그나마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다는 '희망의 한 줄기'로 한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제 65세 이상 주민들에 대한 접종 순서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1차 접종을 마친 치과의 김학천 박사의 르뽀를 통해 백신 접종 예약에서부터 후유증까지 과정을 알아본다.<편집자주>

백신 접종 르뽀 / '난 이렇게 맞았다'

치과의 김학천 박사

보건국 등록 후 병원서 연락받고 가슴 뛰어
신상정보 기입한 '접종 동의서' 온라인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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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된 날 정시 병원 찾아가 기다리던 접종
백신 보관 문제 화이자, 모더나 선택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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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후 닷새 지나도록 아직 별 이상 못느껴

4주후 2차 접종 마칠때까진 긴장 풀수 없어

지난 11일 오랫동안 기다리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았다.

가주치과협회(CDA) 산하 지역협회 안내 통지를 받고 일단 카운티 보건국에 등록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협회가 별도로 긴급 공지해준 카운티 내 한 병원에서 백신 물량의 여분에 따라 순위를 앞당겨 접종하는 기회를 얻어 이름과 생년월일, 전화번호와 함께 접종 동의서를 온라인으로 접수 했다.

병원으로부터 확인 이메일 답장이 오고 3일 후 전화가 왔다. '드디어 맞게 됐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그날 그날 스케줄을 잡기 때문에 바로 다음날 만이 예약이 가능했다. 밤 늦게 또 다른 확인 절차가 텍스트로 왔다. 지정해 준 앱을 스마트 폰에 다운로드 받아서 필요한 사항을 기입하고 사인하라는 내용이었다.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는지 ▶음식이나 약물에 알레르기 반응은 있는 지 ▶가족 중 암이나 면역체계 질환자가 있는 지▶ 면역글로블린 제의 처방을 받은 적이 있는지 등 질문에 답하고 사인을 하고 나니 약속 확인증이 떴다.

다음날 오후 정해진 시간에 병원에 가 보니 15 명 정도 줄을 서 있었다. 차례가 되어 로비에 들어서자 접수 안내인이 본인 ID를 확인하고 조그만 카드 (비즈니스 카드 2배 정도 크기의 '접종확인 카드')에 필자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적어 넣고 모더나 백신 제품 일련번호 스티커를 붙여주고 앞서 온라인으로 접수했던 동의서 사본과 함께 주면서 들어가라 했다. 강당에 들어서니 담당 의료인이 본인임을 재차 확인한 후 몇가지 질문을 다시 하고 왼팔 어깨 아래 상위부 삼각근(deltoid)에 주사를 했다. 주사는 '모더나 백신'이었다. 뭔가 스치는 정도의 느낌만이 있을 뿐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좌우 6피트 간격으로 놓여진 30여개의 의자 중 하나에 주어진 번호대로 가서 앉아 쉬면서 나눠 준 '모더나 백신에 대한 Fact Sheet'를 훑어보고 (무려 22 페이지로 모더나에 대한 모든 정보가 빼곡히 들어 있음) '접종확인카드'를 사진찍어 두라고 했다. 10 여분 후 출구로 가서 접종확인카드와 사본을 제출하고 접종 후 나타날 증상과 유의 사항이 적힌 유인물과 함께 다음 2차 접종 날짜를 받고 나왔다. 닷새가 지난 지금까지 아직 별 이상을 느끼지 않고 있다.

궁금한 점이 있어 몇 사람들과 비교해 본 결과 접종기관에 따라 접종과정을 처리하는 방식이나 절차가 조금 다를 뿐 기본 양식은 모두 같고 그 외 부수적인 것들이 조금 다를 뿐이었다. 예를 들어 2차 접종까지 마친 후 본인이 간직할 '접종확인카드'는 제품과 관계없이 동일한데 필자의 경우는 병원에서 2차 때 까지 보관했다가 다시 줄 것이지만 다른 기관에서는 1차 때 바로 주고 2차 때 다시 가져오라고 했다. (모두 알다시피 화이자 경우는 두 번 접종이 3주 간격이고 모더나는 4주 간격이다)

약속 과정이나 동의서 그리고 앱을 통한 서류도 필자의 경우와 달리 다른 사람 경우 아주 간단한 몇 질문 외에는 없었다고 한다. (제품 종류에 따른 것이 아니고 접종기관의 행정처리에 따라 다른 것임)

또 당분간은 화이나, 모더나 등 두 제품 중에서 접종받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는 없다고 한다. 공급량 부족과 수송과 배당 그리고 무엇보다 초저온 보관 문제 때문이다. 아마도 차후 미비한 점들이 해결되고 여건이 개선되면 올 하반기 쯤 선택의 자유도 주어질 것이란 한다.

백신접종을 받고 나니 주위 사람들이 묻는다. '기분이 어떠냐'고. 글쎄. 망망대해를 떠돌다 멀리서 구조선의 그림자를 본 안도의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아직 긴장을 풀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