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에서 저항의 표시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형상을 타투(문신)으로 새기는 시민들이 급증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구금 중인 수치 고문의 형상을 새기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타투숍으로 이어지고 있다.

32세의 흘레잉은 군부 쿠데타로 인한 고통이 6시간 동안 수치 고문의 형상을 타투하는 데 따르는 고통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타투이스트인 자는 쿠데타 이후 수치 고문의 모습을 무료로 시술해오다가 지난 15일부터 3.5달러씩 받기 시작했다.

그는 70여 차례 타투 시술로 받은 돈을 파업에 참가 중인 공무원들에게 기부했다.

미안마에서 타투는 전통문화로 자리를 잡아 왔다.

미얀마 북동부 산(Shan) 지역 남성들은 힘을 상징화하기 위해 허리부터 무릎까지 타투를 한다.

서북부 친(Chin) 지역 여성들은 고산족 여성들은 얼굴에 검은색 타투를 했다. 이는 1960년대에 정부에 의해 금지됐다.

미얀마 군부는 작년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문민정부가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쿠데타를 일으켜 수치 고문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을 구금하고 정권을 잡았다.

이후 미얀마에서는 시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저항 운동을 벌이고 있다.

미얀마 전역에서 22일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총파업이 벌어져 수백만 명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쿠데타 발발 초기 거리 시위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각 가정에서 냄비와 주전자 등을 두드리며 큰 소리를 냈다.

미얀마에서 큰 소리를 내는 것이 악마를 쫓아낸다는 의미라는 점에 착안한 방식이다.

홍콩 민주화 시위에서 아이디어를 따 온 '벽에 포스트잇 붙이기'도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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