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폭행한 백인 남성 맞서 막대기로 반격 70대 중국계 할머니

치료비 모금 100만불 아시아계 커뮤니티에 전액 기부 발표 화제

[뉴스포커스]

"폭력과 증오 범죄로 피흘리는 아시안 공동체. 더 이상 침묵하면 안돼"

자신을 폭행한 백인 남성에 맞서 막대기로 반격한 중국계 할머니가 모금된 100만달러에 가까운 의료비를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피플지에 따르면, 의료비를 지불하기 위해 '고펀드미'(GoFundMe) 캠페인을 시작했던 할머니 샤오젠 시에(76)의 가족은 성명서를 통해 그들의 수정된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고펀드미를 통해 모은 모금액 전부를 아시아·태평양계(AAPI) 공동체에 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모아진 후원금은 94만달러가 넘는다.

앞서 지난17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시에 씨는 자택 인근을 산책하다 백인 남성 스티븐 젠킨스(39)로부터 아무 이유 없이 폭행을 당했다.

시에 씨는 건널목을 건너기 위해 신호등을 기다리다 "중국인!"이라고 외치며 다가온 젠킨스의 주먹에 얼굴을 가격당했다. 시에 씨는 얼굴을 맞고 주저앉았지만, 젠킨스가 다시 공격하려고 하자 주변에 떨어져 있던 나무막대기를 주워 들고 반격했다. 이후 구급대원과 경찰 등이 도착했고, 할머니의 공격에 당한 젠킨스는 입에 피를 뚝뚝 흘리면서 들것에 묶여 이송됐다.

시에 씨의 가족은 "아시아인을 향한 증오 범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시아 이민자들이 처음 미국에 도착한 뒤로 계속돼 왔다"면서 “특히 코로나19 이후 증오 범죄는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폭력과 증오로 아시안 공동체는 피를 흘리고 있다. 공동체 일원으로서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면서 "우리 가족은 인종차별에 맞서기 위해 고펀드미로 모은 기금 전액을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자인 존 첸은 "건강이 많이 회복된 할머니는 우리가 인종차별에 맞서 필요하다면 죽을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모든 후원금을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 다시 기부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