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장혜영·이상민의 사과 요구에 "문맥 오독해 왜곡, 유감"

李 "억지주장" 장혜영 "한마디면 끝날 일" 재반박…국힘도 공세 가세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강민경 기자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옹호하며 사용한 '외눈'이라는 표현을 둘러싸고 정치권이 26일 옥신각신했다.

추 전 장관이 "장애인 비하가 아니다"라고 정면 반박하자 야당은 물론 여당 중진 의원까지 가세, 추 전 장관의 사과를 재차 요구하며 재반박하면서 설전이 계속 오갔다.

발단은 추 전 장관이 지난 23일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과 달리 양 눈으로 보도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그러자 발달장애인 동생을 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다음날인 24일 "장애 혐오 발언"이라고 지적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한 민주당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도 "수준 이하 표현"이라며 시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추 전 장관은 이틀 뒤인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각장애인을 지칭한 것이 아니며, 장애인 비하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진실에는 눈감고 기득권과 유착돼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의 편향성을 지적한 것"이라며 "문맥을 오독해 제 뜻을 왜곡했다. 장애인 비하로 폄하해 매우 억지스럽게 만든 것도 유감"이라며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 의원은 즉각 SNS에 반박글을 올리며 가시 돋친 설전을 이어갔다.

그는 "추 전 장관이 놓치고 있는 본질은, 비하, 차별, 혐오이냐 아니냐의 판단 기준은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것"이라며 "잘못을 지적받았는데도 계속 억지 주장을 하는 건 옹고집일 뿐 지혜롭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본인이) 차별금지법을 앞장서 주장하셨다는데, 그냥 정치적 장식용으로만 외치지 말고 내용도 함께 공부하실 것을 권한다"고 쏘아붙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지낸 이 의원은 지난해 11월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 당시에도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쓰레기 악취 나는 싸움이 너무 지긋지긋하다"며 동반 퇴진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추 전 장관의 발언에 처음 문제를 제기한 정의당 장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차별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서 차별이 차별이 아니게 되지는 않는다"며 다시 한번 사과를 촉구했다.

장 의원은 "'외눈'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외눈'이라는 단어를 '양눈'보다 가치가 덜한 것, 편향적인 것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사용한 점에서 장애 비하 발언이 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 표현이 적절치 못했다' 그 한 마디면 끝날 일"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도 '외눈' 표현 논란 비판에 가세했다.

박기녕 부대변인은 "전 법무부 장관이었던 사람이 이렇게도 민심을 모르고 자기주장만 펼쳐대고 있으니, 현직일 때 법무부가 어땠을지 짐작이 간다"며 "비루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국민을 가르치려 들지 말고, 사과가 필요할 때 사과하는 법을 배우라"고 쏘아붙였다.

km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