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만행에 국민들 충격…'장기 없는 시신' 고발 줄이어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 발발 100일(11일)을 앞두고 40대 저항시인이 군경에 끌려가 신문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주검으로 돌아왔다. “혁명은 심장에 있다”고 노래했던 이 시인의 시신에는 장기가 제거되고 없었다고 시인의 아내가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인 케 티(45·사진)는 8일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역에서 아내 초 수와 함께 무장 군경에 연행됐다. 두 사람은 따로 신문을 받았고, 아내는 다음 날 아침 '병원으로 와서 남편을 만나라'는 전화를 받았다. 초 수는 "팔이 부러진 정도가 아닐까 싶었는데 남편은 영안실에 있었다"면서 "남편의 시신은 내부 장기들이 제거돼 있었다"고 말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케 티가 "신문 장소에서 고문을 당하고 병원에서 숨졌다"고 발표했다.

병원 측은 "(케 티의) 심장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는데 아내는 남편의 사망진단서도 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군인들이 시신을 매장하려 했지만 애원해 돌려받을 수 있었다.

시인 케 티는 "그들은 머리에 총을 쏘지만 혁명은 심장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구절을 쓰는 등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저항 의지를 밝혀 왔다.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2주 뒤 쓴 글에서는 "나는 영웅도, 순교자도, 약자도, 바보도 되고 싶지 않다. 불의를 지지하고 싶지 않다. 삶이 단 1분만 남았다면 그 1분에도 떳떳해지고 싶다"고 했다. 미얀마에서는 케 티처럼 군경에 끌려갔다가 '장기 없는 시신'으로 돌아왔다는 고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도 가슴이나 배 부위에 꿰맨 자국이 길게 남은 시신 사진이 상당수 올라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