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사실 잊고 아내에게 두 번째 프러포즈

[미국]

"결혼식은 잊어버렸어도 
 당신은 잊지 않았어요"

53세의 나이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한 남성이 결혼한지 벌써 12년이 됐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아내에게 또다시 청혼한 사연이 화제다.

NBC뉴스에 따르면, 코네티컷주에 사는 피터 마셜(56)은 지난 2018년 4월 이른바 ‘젊은 치매’라고 불리는 조발성 알츠하이머병을 진단받았으며 아내 리사와 결혼식을 올렸던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피터는 많은 기억을 잃었지만 자신이 리사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는 절대 잊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TV에서 결혼식 장면이 나오자 그는 리사에게 다시 결혼하자고 청혼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TV 화면에서 신랑과 신부의 모습이 나왔을 때 남편이 대뜸 “하자”고 말하자 아내는 "뭘?"하고 물었다. 그는 즉시 TV 속 결혼식 장면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래서 내가 ‘결혼하고 싶어?’라고 되물었고 그는 ‘응’이라고 답하며 환하게 웃었다”고 회상했다.

마침 결혼식 및 행사 기획자인 리사의 딸 사라는 이 얘기를 전해듣고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업체와 함께 두 사람의 두 번째 결혼식을 도왔다. 그렇게 해서 두 사람은 두 달 전 두 번 째 결혼식을 치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알츠하이머병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피터는 얼마 전 치른 두 번째 결혼식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도 리사는 그날 특별했던 순간은 분명히 존재했다고 눈물을 글썽이며 “완벽한 하루였다. 난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여자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사람과 두 번이나 결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사가 오 헬로 알츠하이머스라는 이름으로 남편과의 삶을 기록한 내용을 올리고 있는 페이스북 계정에 수많은 네티즌의 응원과 지지가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