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우리의 인권 규정에 어긋나"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직장을 불시에 대규모로 급습하는 형태의 불법체류자 단속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은 12일 산하기관인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에 보내는 서한에서 해당 관행이 인권 규정과 어긋난다고 지적하며 이 같이 밝혔다고 미국 ABC방송이 전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서한에서 "근무지에 대한 대규모 단속 작전은 노동자 수백명을 한 번에 체포하는 결과를 내기도 했지만, 고용주의 노동 착취 등 가장 치명적인 고용 문제는 소홀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강제 노동이나 노동 착취 등과 같은 비양심적 고용주의 불법행위를 수사·기소할 때 피해자·목격자들이 협조할 수 있도록 두려움을 줄여줄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일용직 노동자들의 단체인 '전미일용직조직화네트워크'는 성명을 내고 "직장 급습 작전을 중단하고 노동자들이 강제 추방의 위협 없이 위법 행위를 신고할 수 있도록 알리는 것은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트럼프 정부 출신의 채드 울프 전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은 "ICE의 과거 방식이 잘못이었음을 시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는 단속 기관에 대한 또 다른 공격"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ICE 폐지를 원하는 좌파 진보주의자들을 달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직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일터를 대규모로 급습해 불법체류자를 체포하는 작전이 심심치 않게 벌어졌다.

2019년 미시시피주에서는 양계장 여러 곳을 한꺼번에 덮쳐 동시에 700명 가까운 노동자를 체포한 사례도 있다. 이 작전 약 1년 뒤에는 문제의 양계장 간부 4명이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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