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지지자는 부패 척결 기대…반대파는 검찰 권력 남용 우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한 외신 평가도 나와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미국과 영국의 주요 외신들은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을 정치권력 비리사건에 대한 수사를 이끌면서 대중적으로 부상한 정치신인으로 평가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윤 당선인에 대해 '27년간 검사로 살아온 정치신인'이라고 표현했다.

WP는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서 문재인 대통령 측근들을 괴롭힌 부패 사건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이끈 후 정치경력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윤 당선인은 작년에서야 정치에 뛰어든 정치신인으로서 여당 이재명 후보에 접전 끝에 승리했다고 소개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윤석열 당선인에 대해 "그는 작년에야 정치에 입문했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리 사건에 대한 수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유력 대권 후보가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ABC방송은 윤 당선인이 과거 박근혜 정권 때 국가정보원 댓글조작 의혹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고 한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영국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윤 당선인에 대해 문재인 정권에서 검찰총장을 지냈지만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를 벌이면서 여권과 사이가 틀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의 지지자들은 독립적인 성향을 지닌 '부패 척결자'가 한국의 부패 관행에 맞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반대파들은 그가 검찰권력을 같은 편을 보호하고 정치보복을 하는 데 쓴다고 비난한다"고 조명했다.

일부 외신들은 윤 당선인의 선거 과정 논란이 된 발언 등을 거론하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닮았다고 평하기도 했다.

BBC는 "윤 당선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됐고 선거운동 내내 실수했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정치는 잘 했다'라고 평가했다가 철회한 사례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페미니즘을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목한 발언 등을 들었다.

FT도 "비평가들은 그의 선거 스타일에 대해 'K-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라며 그의 '전두환 옹호발언'과 페미니즘 관련 발언으로 인한 논란을 거론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윤 당선인이 진흙탕 선거 과정에서 역술인에 의존한다거나 (검사로서) 정치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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