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상원, 서머타임 1년 내내 적용하는 법안 가결…최종 시행 여부 시선 집중

[뉴스분석]

내년 11월부터 환원 않고 계속 유지
하원 통과 후 대통령 서명해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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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수차례 시도불구 도입안돼
효율성·건강 장단점 놓고 의견 갈려

 

미 의회 상원은 15일 이른바 '서머타임제'(일광절약시간제)를 항구적으로 적용하는 내용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미국은 그동안 매년 3월 둘째 주 일요일 오전 2시를 오전 3시로 앞당긴 뒤, 그해 11월 첫째 주 일요일 오전 2시에 이를 다시 한 시간 늦춰 기준시간으로 돌아가는 서머타임제를 실시해왔다.

법안은 오는 2023년 11월에 기준시간으로 환원하지 않고 계속해서 서머타임을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인들은 매년 봄과 가을에 시간을 변경하지 않아도 된다.

결과적으로는 미국의 기준시간이 현재보다 한 시간 빨라지게 돼 한국과의 시차(미국 동부시간 기준)는 14시간에서 13시간으로 1시간 줄어들게 된다.

이 같은 법안이 법률로 확정되려면 하원에서도 의결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법안에 서명해야 한다.

과거에도 수차례 서머타임제 폐지를 위한 시도가 있었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지난 4년 동안 적어도 18개 주에서 서머타임이 영구적으로 적용되도록 법을 통과시켰지만, 이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연방법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전미 입법회의는 밝혔다.

서머타임제를 시행하면 표준시각을 1시간 앞당김으로 저녁 8~9시까지 밝은 상태가 지속된다. 이 제도로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자고 1시간 일찍 일어나서 전기사용을 줄이고 업무효율성도 늘려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80여 개국이 현재 서머타임제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광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서머타임은 내년 두 차례 시간을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달라진 시차 때문에 오히려 노동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돼왔다.

특히 수면 과학자들은 서머타임을 계속 적용해 여름철 밤이 너무 밝으면 잠들기 어렵고, 반대로 겨울 아침에는 너무 어두워 일어나기 어려워 건강을 해친다며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만성 수면부족으로 인해 비만, 심장병 등이 늘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017년 덴마크 과학자들은 18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겨울을 앞두고 표준시간이 바뀌면 우울한 증상이 11% 증가한다고 발표한바 있다. 지난 해 이코노미스트가 ‘YouGov’를 이용해 실시한 여론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3%가 일년에 두 번씩 바뀌는 서머타임제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원·백악관은
찬반 언급 미뤄

한편 상원으로부터 이같은 법안을 넘겨받은 하원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상원에서 막 통과됐기 때문에 아직 자세한 내용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며 "보다 세부적인 검토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백악관도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지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