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선 적이지만 우주에선 한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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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주비행사, 미국 우주비행사에 지휘권 이양
내달 말엔 거꾸로 美→러 인계'우주 평화' 지속국

“지구에서는 문제가 있지만, 궤도에 함께 있는 우리는 한 팀입니다.”

러시아 우주비행사 안톤 슈카플레로프(50)는 29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 TV로 중계된 국제우주정거장(ISS) 지휘권 이양식에서 ISS 열쇠를 미 우주비행사 토머스 마시번(62)에게 넘기며 이렇게 말했다. 지구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미국이 대립하고 있지만 우주에서는 양국 평화와 우정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국제우주정거장 사령관을 맡았던 러시아 우주 비행사와 최장 ISS 체류 기록을 세운 미국인 우주 비행사가 30일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귀환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 우주비행사 안톤 슈카플레로프와 표트르 두브로프, 미국 우주비행사 마크 반데 하이는 이날 러시아의 소유즈 MS-19를 타고 ISS를 떠나 카자흐스탄에 착륙했다.

IISS에서 사령관을 맡았던 슈카플레로프는 우주를 떠나기 전 미국인 우주비행사인 토머스 마시번에게 ISS 지휘권의 상징인 우주정거장 열쇠를 넘기고 지구 귀환길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슈카플레로프는 우주 정거장을 떠나기 전 동료들과 껴안으며 "나의 우주 형제이자 자매"라고 인사했다.

그는 "지구의 사람들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우주에서 우리는 단지 한 명의 승무원일 뿐"이라며 "ISS는 우주 탐험의 미래이자 우정, 협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당초 일각에서는 반데 하이가 귀환하기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과 갈등이 깊어지자, 그가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귀환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슈카플레로프는 지난해 10월 5일 ISS에 도착해 그 해 11월 6일부터 ISS 사령관을 맡았다. 슈카플레로프로부터 열쇠를 넘겨받은 마시번은 다음 달 말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그 때 마시번은 다시 러시아 우주비행사에게 지휘권을 넘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