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소도시 '최악 가뭄' 고육책…미용실 "넌센스" 비난

[이탈리아]

이탈리아 한 소도시가 손님의 머리를 두 번 감기는 미용실에 최대 7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 최악의 가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28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 인근 소도시 카스테나소의 카를로 구벨리니 시장이 지난 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지침의 효력은 9월까지다.

인구 1만6000명인 카스테나소에 있는 미용실과 이발소는 총 10곳이다. 시 당국은 지침을 어긴 영업장에 최대 500유로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해당 지침은 이탈리아 북부에 수십년 만에 심각한 가뭄이 닥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 당국은 수도꼭지에서 일반적으로 1분에 물 13ℓ가 흘러나온다는 점에서 머리를 2번 헹구면 최소 물 20ℓ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벨리니 시장은 "개별 고객에게 사용되는 물의 양을 더하면 하루에 수천ℓ의 물이 낭비되는 셈"이라며  "영업장을 규제하려는 목적에서 이 지침을 시행하려는 게 아니고 그만큼 가뭄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카스테나소 미용사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이 지역 미용사인 카티아는 "우스꽝스러운 지침"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일부 제품의 사용법과 손님의 모발 종류 등을 고려했을 때도 2번 헹궈야 하는 경우엔 어떡하냐"고 지적했다.

한편 이탈리아 북부는 지난 겨울부터 눈과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각 도시들은 물 절약을 위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