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모아에 트럼프 얼굴 새기고 생일은 공휴일로"

[금요화제]

시설 개명, 지폐 발행 등 '우상화 법안'줄이어
너도나도'대통령 눈도장 찍기'충성 경쟁 후끈  
지역구 표심 노린 정치적 전략…통과는 미지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생일이 일을 쉬는 공휴일로 가족과 하루를 보내고, 마켓에서 물건을 산 뒤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인쇄된 100달러 지폐를 내민다. 여기에 LA에서 항공기를 타고 워싱턴 DC 인근 도널드 J. 트럼프 국제공항에 내려 도널드 J. 트럼프 공연예술센터에서 연주회를 즐긴다. 
만화같은 상상의 장면들이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곧 현실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추앙하는 이른바 '우상화 법안'들이 연방의회에서 잇따라 추진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인쇄된 지폐를 발행하고, 주요 시설물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며, 심지어 러시모어산에 트럼프 대통령 얼굴을 조각해 보존하자는 법안까지 등장했다. 한국 용비어천가의 미국 버전인 셈이다. 
지난달 31일 AP통신은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우상화하는 아부성 법안들을 연이어 발의하고 있다"며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찍고 충성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애디슨 맥도웰(노스 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버지니주에 있는 덜레스 국제공항을 도널드 J. 트럼프 국제공항으로 명칭을 바꾸자는 법안을 제안했다. 공화당 로버트 온더(미주리) 하원 의원은워싱턴 DC의 국립 공연장 명칭을 존 F 케네디 공연예술 센터에서 도널드 J 트럼프 공연예술센터로 개칭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공화당 그레그 스투비(플로리다) 하원 의원은 통상 '메트로 레일'로 불리는 워싱턴 철도망 명칭을 '트럼프 트레인'으로 바꾸자는 법안도 냈다.
또한 브랜든 길(텍사스) 하원의원은 100달러에 새겨진 릫건국의 아버지릮 벤저민 프랭클린의 초상을 오는 2028년 12월 이후부터 트럼프 대통령으로 교체하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아예 트럼프의 신권 발행을 하자는 법안도 있다. 조 윌슨(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내년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250달러 지폐를 새로 발행하자"며 "트럼프의 얼굴을 지폐 도안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공화당 클라우디아 테니(뉴욕)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인 6월14일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 황금기의 창시자'로 기념하자는 게 법안의 취지다. 
 공화당 애나 파울리나 루나니(플로리다) 하원의원은 조지 워싱턴과 토머스 제퍼슨을 비롯, 시어도어 루스벨트, 에이브러햄 링컨 등 역대 대통령 4명의 얼굴이 조각돼 있는 러시모어산에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새기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트럼프 우상화 법안들이 연방의회 문턱을 넘는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연방상원에서 최소 60명의 찬성표를 얻기 위해서는 민주당 의원 7명의 이탈표를 끌어 들어야 하는 현실적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화당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트럼프 우상화 법안 발의에 나서는 데는 트럼프 지지층의 지역구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전략이 숨어 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