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등 연결된 정보 플랫폼 '밈스'…靑회의 후 '서해 공무원 피살' 정보 삭제

"감청 원본 그대로" 해명에도 의혹 계속…군 압수수색 관측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검찰이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사건을 둘러싼 '정보 삭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 관리 담당자를 소환했다.

밈스 정보가 삭제된 시점과 '감청 원본 삭제는 없었다'는 군의 해명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군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이날 밈스 관리 담당인 국방정보본부 소속 군사정보 담당 A 대령 등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밈스는 합동참모본부 정보본부가 운영하고 국정원과 한미연합사, 작전사령부 등이 연결된 제대 간 군사정보관리 시스템을 말한다.

한미 정보 당국이 감청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 가운데 가치가 있는 내용을 추려 가공한 정보를 올려놓는 곳으로, 일종의 '정보 플랫폼'으로 볼 수 있다.

밈스는 그 자체로 2급 비밀로 지정돼있지만, 이대준씨 사건과 관련해 수집된 초기 기밀정보 일부가 군 정보 유통망에서 삭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외부에 존재가 알려졌다.

군 당국은 정보의 원본이 삭제된 것은 아니며, 밈스에 담긴 민감한 정보가 직접적인 업무와 관계없는 부대까지 전파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0년 9월 21일 이씨가 사살되고 시신이 소각된 7시간 동안의 감청 원본은 삭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군의 감청 파일 원본 중 삭제된 것이 있다는 의혹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군 당국이 언급한 '7시간 감청 파일'이 아닌 그 전후 내용이 담긴 감청 파일 원본이 삭제됐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밈스에 올라간 정보가 삭제된 시점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군은 사건 당일인 22일 오후 3시 30분께 이씨의 생존 사실을 확인했고, 오후 6시 35분께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락 추정 사고로 북측해역에서 우리 국민이 발견됐다'는 서면 보고를 올렸다.

군은 이후 오후 9시 40분께 이씨의 사살 및 소각 사실을 특수정보(SI)를 통해 감지했다. 청와대는 이튿날 새벽 1시께 긴급관계장관 회의를 소집했고, 오전 10시께는 관계장관회의도 열었다.

두 번의 회의 이후 군은 밈스에 올라간 사건 관련 정보 중 일부를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뒤이어 국방부는 이씨의 사살 소식을 공식적으로 알렸고, 해경은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타임라인이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정부가 당시 두 번의 회의에서 이씨 사건을 '자진 월북'으로 몰아가기로 결론 짓고, 이에 맞지 않는 정보를 삭제하도록 군에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검찰은 이날 A 대령을 상대로 밈스에 올린 정보를 삭제한 정확한 시점과 경위 등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청 자료 원본 파일 중 삭제된 것이 없다는 군의 해명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작업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조사 후 군 정보기관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전날 군과 유사하게 '기록 삭제 의혹'이 제기된 국정원을 압수 수색을 해 서버에 남은 자료 등을 제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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