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을 '무료하다'뜻으로 잘못 이해한 젊은 MZ세대 "이게 뭔소리?" SNS서 난리

[지금한국선]

'금일→금요일', '고지식→높은 지식'등
말과 글 오해 해프닝. 문해력 부족 심각
잘못 지적하면'꼰대''세대갈등'등 몰아
청소년'문맹률 1%, vs 불통 비율은 75%'

#'심심(甚深)한 사과'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사과'
#'금일 마감'은 '금요일 마감'
#'고지식'은 '높은 지식(high+Knowledge)'
#'사흘'은 '4일'

스마트폰과 SNS에 몰입하며 성장한 MZ세대의 말과 글에 대한 오해가 빚은 해프닝이 잇따르면서 젊은 세대의 문해력 문제가 새로운 사회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명 ‘심심’ 논란은 한 웹툰 작가의 사인회를 마련한 주최 측이 예약과정의 불편함에 대해 ‘심심(甚深)한 사과’를 표하자 이를 ‘무료하다’는 뜻으로 이해한 네티즌들이 비난을 퍼부으면서 시작됐다. 

논란의 진원지인 트위터에서는 ‘하나도 안 심심한데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면서 해당 카페를 성토하는 트윗이 쏟아졌다.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라는 뜻의 심심함을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다’는 심심함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이를 계기로 ‘금일’로 표기된 서류 마감일을 ‘금요일’로 잘못 알아 인사담당자와 갈등을 빚은 취업준비생 일화, ‘고지식하다’를 ‘높은 지식(high+Knowledge)’으로 알았다는 등 유사한 사례들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한 안철수 대표를 향해 “무운(武運·전쟁에 이기고 지는 운수)을 빈다”고 한 후, 한 젊은 기자가 “운이 없기를 빈다(無運)”고 잘못 해석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앞서 7월엔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양궁 대표팀이 ‘9연패’를 했다는 기사 댓글에는 ‘왜 우승했는데 연승이 아니고, 연패라고 하느냐’는 질문이 줄을 잇기도 했다. 운동 경기 따위에서 연달아 우승했다는 뜻의 '연패'와 계속해 지는 것을 뜻하는 '연패'를 잘못 이해한 탓이다. 

문해력 부족 자체뿐 아니라 이를 바로 잡는 지적에 대해 잘난 체하는 ‘꼰대’라며 ‘세대갈등’으로 몰아가는 젊은 네티즌의 태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은 ‘일상 표현을 배제하고, 굳이 어려운 단어를 선택하는 행태가 문제’라는 식으로 반발하고 있다. 

한 대학교수는 “기성세대의 올바른 지적조차 꼰대 문화로 치부하며 ‘내가 주류다’라는 식으로 세몰이하는 네티즌이야말로 ‘젊은 꼰대’의 전형”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한편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청소년 디지털 문해력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문맹률은 1% 정도지만, 문장을 읽고도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는 비율은 무려 7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