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84발 날려 보복, 드론도 24대 동원…보복 공격 인정 "또 테러하면 가혹하게 대응"

러시아

"우크라는 국제적 테러리스트 조직"
핵 사용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 삼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도시 곳곳에 발생한 미사일 공습이 이틀 전 발생한 크림대교 폭발 사고에 대한 보복 공격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또, 우크라이나 측이 크림대교 폭발 사고와 유사한 일을 또 저지르면 더 가혹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오늘 아침 국방부의 조언과 참모장의 계획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에너지·통신 시설 및 군사지휘 시설 등을 고정밀 장거리 무기를 사용해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크림대교 폭발은 우크라 특수부대가 배후인 테러 행위"라면서 "우리 영토에서 이런 일들이 계속된다면 러시아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가 자국 내 쿠르스크 원전에 3차례 공격을 가했고 러시아에서 흑해 해저를 통해 터키로 이어지는 튀르크스트림 가스관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오전 키이우 등 12개 주요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이날 오전 6시20분부터 오전 11시15분까지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84발을 발사했다. 합참에 따르면 드론도 24대 동원됐다. 이 공격으로 키이우에서만 5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

러시아는 이번 공격이 지난 8일 오전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보복 차원임을 확인했다.

폭발 사고의 경위는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않았으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저지른 테러 행위라고 보고 있다.

러시아는 이번 공습에 이어 핵 사용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다시 언급을 삼가고 있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들을 만나 "최근 몇 주간 서방국가들이 (우리의) 핵 사용 가능성을 다양한 수사를 동원해 거론하는 상황에는 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전격적으로 부분 동원령을 발령하면서 "러시아가 모든 수단을 쓸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안보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8일 크림대교를 공격함으로써 “자기 자신(우크라이나)을 국제적 테러리스트 조직과 같은 자리에 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대규모 공습을 한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건물도 피격 
일부 파손, 사상자 無

삼성전자가 입주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고층빌딩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유리창이 깨지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입주한 건물은 아니고, 150~200m 떨어진 곳에서 폭격이 벌어진 것”이라며 “그 충격으로 건물 외벽과 유리창 등에 피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건물 내 법인과 연구소가 있으며 특별한 다른 피해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