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RSV 환자 급증…'트리플데믹' 가능성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코로나19 재유행이 우려되는 가운데 미국 텍사스주에서 독감과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는 어린이가 급증하고 있다고 미국 NBC 방송이 2일 보도했다.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있는 쿡 어린이병원은 이날 지난 24시간 동안 응급실을 찾은 어린이 환자가 564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이 온종일 2분 30초마다 환자 한 명씩 검사한 셈이다.

스티븐 러브 댈러스-포트워스 병원협의회장은 노스텍사스 지역에 있는 병원들마다 똑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텍사스 병원협회에 따르면 현재 주 전체 소아과 병상 점유율은 88%인데 반해 텍사스 북부 지역 병원의 소아과 병상 점유율은 95% 기록하고 있다.

응급실을 찾는 다수는 외래 진료만 받고 귀가하고 있으며, 독감이나 다른 질환이 심각한 환자들만 입원하고 있다.

다만, 독감과 RSV 환자가 급증하는 것과 달리, 코로나19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러브 회장은 "현재 코로나19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이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많은 감염자가 병원을 찾지 않고 집에 머문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보통 한겨울이나 초봄에 유행하는 RSV가 최근 급증하는 점에 주목,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며 코로나19와 독감, RSV가 한꺼번에 퍼지는 이른바 '트리플데믹(tripledemic)'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연간 5만8천여 명이 RSV 감염으로 입원하며, 5세 이하 어린이 100∼300명이 RSV 감염으로 숨진다.

러브 회장은 "코로나19가 과거처럼 다시 급증할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코로나19 감염자가 서서히 증가하면 RSV와 독감도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입원 환자 증가로 이어져 병원 수용 능력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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