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더 주는 은행으로 '쩐의 대이동'…한인은행들도 4% 'CD<양도성 예금증서>' 등 내놓고 고객몰이 

[경제진단]

금리 인상 기조, 주류은행으로 손님 이탈 막기 
지점마다 이자율 차이 현명한 은행 쇼핑 필요

#라미라다에 사는 이모(60)씨는 3개월전 집을 팔고 남은 여윳돈 10만달러를 미 주류은행인 시티은행 CD 계좌에 입금했다. 1%에도 못미치던 12개월 이자율이 2.5%로 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 최근 알고 지내던 한인 은행 지점장으로부터 CD 이자율이 4%가 넘는 상품이 나왔으니 빨리 돈을 넣으라는 전화를 받았다. 잠시 고민한 이씨는 위약금(조기 해지시 벌금 3개월 이자)을 감수하고 부랴부랴 시티은행에 있던 CD 예금을 뽑아 그 한인 은행으로 옮겼다. 그는 "수개월 동안 쌓인 이자가 아깝긴 했지만 이것저것 따져보니 한인 은행으로 옮기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씨가 이자율 4%가 넘는 10만달러 CD계좌를 오픈할 경우 12개월후 그가 받는 이자는 무려 4천달러나 된다. 

고금리 시대를 맞아 조금이라도 높은 예금 이자를 노린 한인 예금주들의 '쩐의 이동'이 시작됐다. 

미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 단행 이후 은행들이 CD(양도성예금증서) 등 예금 상품에 적용되는 이자를 올리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이자율 인상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던 한인 은행들도 미 주류은행에 고객들을 빼앗기자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경쟁에 나섰다. 

뱅크오브호프(행장 케빈 김)는 최근 12개월 이자율이 4.15%(8개월 3.93%, 6개월 3.68%)나 되는 파격적인 CD 프로모션을 내놓고 고객몰이에 나선 가운데 CBB뱅크(행장 제임스 홍)도 비슷한 이자율의 CD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CBB뱅크가 21일 내놓은 신상품은 4.15% 이자율로 시작해 15개월 동안 금리가 상승할 때 인상분의 50%가 더해지는 스텝업 정기예금(CD) 프로모션이다. 이 프로모션은 월스트리스저널(WSJ) 프라임레이트(Prime rate)를 기준으로 매 분기마다 금리가 상승하면 이자율도 같이 올라가는 상품으로  높은 수익율을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이자율은 하락하지 않고 4.15%의 기본 이자율이 보장되므로 부담이 없다는게 특징이다. 조건은 ▲신규 자금 입금에 한하고 ▲최소 입금액 $1000을 충족하면 CBB 뱅크 지점에서 개설이 가능하다. 단, 만기일 전에 중도 인출 시 위약금(90일 이자)이 부과될 수 으있다. 

CBB뱅크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대한의 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 개발이 필요했다고 판단했다” 고 말했다. 

다른 한인 은행들도 대놓고 광고는 하지 않고 있지만 온라인 등을 통해 3% 후반대의 높은 CD 이자율로 경쟁에 끼어들고 있다.

한미은행(행장 바니 이)의 경우 CD외에 온라인 세이빙 계좌 오픈시 3%의 이자율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진행중이기도 하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특히 일부 인터넷 뱅크들의 경우 계약 해지를 쉽게하고 위약금 등을 없애주는 등의 혜택까지 제공, 한인 고객들을 빼가는 상황에서 더이상 가만히 있을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미 주류은행으로 빠져나가는 자금을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인 은행들의 경우 지점장들에게 많은 재량권을 주기 때문에 지점마다 CD 이자율이 차이날 수 있다"고 말하고 "소비자 입장에선 보다 적극적인 현명한 은행 쇼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은행 이자율 더 오를 수도" 

▣알고갑시다

여윳돈을 갖고 있는 한인들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현재 금리가 낮은 CD 상품을 갖고 있다면 해약하고 새로 가입하는게 이익일 수 있다. 물론 위약금 내용 등을 살펴봐야 하겠지만 최근 수개월사이 이자율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준이 앞으로도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입장이라 은행들의 정기예금 이자율을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현재 4%대의 이자율도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당분간 목돈이 급히 필요하지 않다면 더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고객이 이자율에 따라 은행을 선택하는 시기다. CD만 오픈할까. 아니면 주거래 은행까지 바꿀까 등 현명한 결정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