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수 세계 최상위권…글로벌 OTT 등과 계약해 사업 확장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또래를 겨냥해 어린이가 출연하는 어린이 유튜버 채널들이 각각 구독자 1억 명을 모으는 등 엄청난 규모로 급성장하고 있다고 26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명했다.

가장 인기 있는 어린이 유튜버 3대 채널인 '블래드와 니키'(구독자 9천20만 명), '나스티아처럼'(1억200만 명), '키즈 다이애나쇼'(1억400만 명)는 가입자가 합쳐 3억 명 가까이에 이른다.

가입자 수로는 세계 개인 유튜버 가입자 1위인 '미스터 비스트'(1억1천400만명), 2위 퓨디파이(1억1천100만명)에 육박하는 최상위권이다.

이들 유튜버는 모두 아직 10살도 되지 않았지만, 수천만 달러 규모의 장난감 간접광고(PPL)와 라이선스 계약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나스티아처럼' 등 유튜브 유명인을 위한 전략가로 활동 중인 에이얼 비우멀은 "갑자기 유명해진 이들은 마키마우스보다 영향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들 유튜버는 멋진 장소에서 슈퍼 히어로 의상을 입고 놀거나 엔진이 달린 장난감 차를 운전하는 모습을 촬영한다. 부모는 보조자로 등장한다.

이들은 가입자 수가 느는 등 성공할수록 더 멋진 장난감과 호화로운 나들이옷을 입고 등장하고 몰디브 리조트 등에서 해외 촬영을 하기도 한다.

이들 콘텐츠는 '아이고'(oohs), '아'(aahs) 등 감탄사와 박수 등이 주로 나와 영어뿐 아니라 아랍어, 스페인어, 인도네시아어 등 외국어로 번역하기도 매우 쉽다는 특징이 있다.

'블래드와 니키' 형제의 어머니인 빅토리아 바슈케토프는 "어린이들이 블래드(9)와 니키(7)를 친구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난감 제조업체들이 이들 '젊은 셀럽'들이 영상 속에서 자사 제품을 가지고 놀게 하려면 7만5천달러에서 최대 30만달러(약 4억200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들은 또 자신들의 모습을 담은 인형이나 이름을 딴 독점 브랜드 장난감 등도 만들어 월마트나 타깃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뿐 아니라 스웨덴, 몽골 등 전세계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다양한 영상 플랫폼이 이들의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등 할리우드도 이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스티아 측은 할리우드 슈퍼스타 윌 스미스의 콘텐츠 제작사인 웨스트브룩과 함께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들고 있으며, 넷플릭스도 이 시리즈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래드와 니키' 측은 애니메이션 시리즈 등 2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수백만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HBO맥스와 맺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다이애나' 측은 최근 나온 '퍼피 구조대'(Paw Patrol)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홍보 영상에 나왔고 아마존 프라임과 로쿠에 영상을 제공하기도 했다.

러시아 출신인 블래드와 니키, 나스티아의 부모와 우크라이나 출신인 다이애나의 부모는 처음에는 식탁이나 주변 공원 등에서 영상을 촬영하는 등 소박하게 시작했다.

이후 구독자가 몰리면서 부모들은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멋진 장소를 찾아가고 고가의 장난감도 투입하기 시작했으며, 심지어 두바이나 태국 등 화창한 날씨로 야외 촬영하기 용이한 곳으로 이사하기도 했다.

이들 3가족은 나스티아의 생일날 마이애미에서 처음 만난 후 지속해서 만남을 이어가면서 함께 노는 모습을 영상에 담기도 했으며, 태국과 이탈리아, 하와이, 프랑스 등지를 함께 여행하면서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다.

최근 들어 이들은 장소 섭외와 영상 촬영, 소품 조달, 번역 등을 담당하는 직원을 채용하면서 기업화하고 있다.

이들 3가족은 자녀들이 조만간 청소년이 되면서 더 이상 아동 콘텐츠를 만들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고민에 빠져있다.

이에 따라 블래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음악가 등을 꿈꾸면서 꾸준히 영상작업을 하고 있으며, 블래드의 부모는 교육 등을 위해 최근 마이애미 외곽지역에 8개의 방이 있는 저택을 1천250만달러(약 167억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블래드의 아버지 세르게이 바슈케토프는 "아이들이 원하지 않는 상태에서 촬영된 영상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만큼 아이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콘텐츠 제작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