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집행 3건 중 1건은 '진행 차질'. 4개주는 ‘보류’

집행 18건에 불과 30년 만에 최저치

"주된 이유, 비의료인이 독극물 주사“

올해 미국에서 이뤄진 사형 집행에서 3분의 1 정도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BBC가 17일 보도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사형정보센터(DPIC)에 따르면 올해 이뤄진 사형 집행 시도는 모두 20건으로, 이 가운데 7건이 눈에 띄게 문제가 있거나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가령 앨라배마에서는 사형 집행인들이 주사를 투여하는 데 3시간이 소요됐는데,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긴 독극물 주사 투여 시간이라고 BBC는 전했다. 아이다호와 오하이오,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4개 주에서는 집행인들이 절차를 지키지 못해 사형 집행이 보류됐다.

사형수들을 대변해 온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마이클 벤자 법대 교수는 "사형 집행에 실패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독극물 주사와 같은 의학적 방법이 사용되지만, 이를 집행하는 사람이 의료인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집행인이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하기 위한 훈련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또한 사형수들은 종종 질병이나 약물 사용과 같은 좋지 않은 병력을 가지고 있어, 주사를 맞는데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던햄 DPIC 사무총장은 "사형수와 그 가족, 사형 집행 증인과 교정 요원들이 사형 집행이 엉망이 된 데에서 오는 트라우마를 더는 겪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DPIC에 따르면 올 한 해 미국에서는 6개 주에서 18명에 대한 사형이 최종 집행됐고,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등 2개 주가 전체 사형 집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팬데믹의 영향을 받지 않은 해만 따졌을 때 1991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미국에서도 사형제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사형이 집행된 18명 중에서 유색인종은 흑인 5명, 아시아계 1명, 아메리카 원주민 1명, 라틴계 1명 등 8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