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름답던 은빛 설원은 어디로 가고

[스위스]

지구온난화로 기후변화 직격탄

초목면적 30% 차지 증식 심각

기후변화 때문에 눈덮인 은빛 설원이 펼쳐져야 할 스위스 알프스에 외래종인 선인장이 뒤덮이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스위스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겨울에 눈 덮인 산허리, 여름엔 에델바이스 꽃을 보는 데 익숙한 스위스 발레주 주민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가는 선인장을 보면서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발레주 곳곳에는 부채선인장과에 속하는 선인장 종들이 증식하고 있다.

특히 발레주 주도인 시옹의 선인장 증식이 심각하다. 매체는 선인장이 이 지역의 초목 면적 23~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발레주 자연보호국 소속 생물학자 얀 트리포네즈는 이 선인장 종이 외래유입종이라면서 “북미에서 수입된 18세기 후반부터 이 지역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선인장이 식물 서식이 가능한 지표면의 3분의 1까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뜨겁고 건조한 기후에서 자라는 부채선인장이 초원 지대에 급속도로 증식하고 있어 기존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트리포네스는 “발레는 스위스의 생물다양성 핫스폿 중 하나”라며 “이 선인장들이 있으면 다른 것들이 자라지 못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알프스 지역의 기후가 점점 더 따뜻해지면서 눈 덮인 표면이 줄어들고 식생 서식 기간이 더 길어져 증식이 용이해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올 겨울 알프스 스키장엔 기온 상승으로 인해 눈이 부족할 정도로 산 저지대에 눈이 점점 희귀해지고 있다. 스위스 기상청에 따르면 스위스의 해발 800m 미만의 강설 일수는 1970년 이후로 절반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