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출생성비, 정부 통계 집계 이래 45년만에 최저… 딸 100명당 아들은 104.7명

[지금한국선]

1990년만해도 116.5명 달하다가 계속 하락세
'대를 잇는다''아들은 꼭 있어야'분위기 시들

아들을 낳고 싶어하는 남아 선호는 이젠 완전히 옛말이 됐다. 되레 여초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출생성비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출생성비는 여아 100명당 남아 수를 의미한다. 남아선호 사상이 지배적이었던 1990년대 출생성비는 110명을 훌쩍 넘겼는데, 최근에는 100명에 근접해가는 등 남자아이를 선호하는 경향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일 통계청의 ‘2022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여아 100명당 남아 숫자를 뜻하는 출생 성비(性比)가 지난해 104.7명으로 4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1990년에는 116.5명까지 치솟기도 했다. 태아 성 감별, 불법 낙태 등이 성행하면서 출생 성비의 균형이 무너졌다가, 1994년 태아 성 감별이 금지되고 사회적인 인식이 변화하면서 낮아져 2007년(106.2명)부터 정상 범위(103~107명)에 들어섰고 꾸준히 낮아지는 추세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셋째 아이 이상의 성비 변화다. 

이전에는 셋째 아이부터는 ‘대를 잇는다’는 생각으로 남자아이를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셋째 아이 이상 출생 성비는 1993년 209.7명에 달했다. 여아 100명당 남아 210명가량이 태어날 만큼 성비 불균형이 심각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1995년 들어 셋째 아이 이상 성비가 200명 밑으로 내려왔고, 2000년 143.6명, 2010년 110.9명, 2020년 106.6명에서 지난해엔 105.4명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출생 성비도 각각 104.8명, 104.6명으로 성비 정상 범위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거꾸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대를 이어야 한다거나 아들이 꼭 있어야 한다는 과거의 생각들이 많이 옅어진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