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案 일부 수정…정의당 등 비교섭단체에 특검 추천권

與반발속 강행처리 수순 해석…與 "법안 모호성 해소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는 11일 오전 회의를 열고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별검사 법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특검법안명은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발의한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법안의 모호성 등을 주장하며 국민의힘이 반발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50억클럽 특검법안에 대해서도 사실상 강행 처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앞서 본회의 직회부를 통해 양곡관리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했으며, 간호법 제정안·의료법 개정안 등도 줄줄이 본회의 직회부 절차를 밟았다.

특검법안은 특검의 수사 대상으로 ▲ 화천대유 및 성남의뜰 관련자들의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된 불법로비 및 뇌물 제공 행위 ▲ 위의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범죄 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들에 대한 불법행위 ▲ 화천대유와 성남의뜰 사업자금과 관련된 불법행위 ▲ 관련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사건 등으로 한정했다.

특검 임명 권한의 경우 교섭단체가 아닌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에 부여했다.

대통령이 교섭단체에 속하지 않는 정당 중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에 후보자 추천을 서면으로 의뢰하면,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은 15년 이상 '법원조직법'에 따른 직에 있던 변호사 중 합의한 2명의 특검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추천하도록 했다.

국민의힘 법안소위 위원인 정점식·유상범·장동혁 의원은 이같은 특검법안에 대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뒤, 의결에 앞서 전원 퇴장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의결 전 법안심사에서 특검 수사 대상이 불분명하다며 법안의 모호성을 지적했다. 또 비교섭단체인 정의당·기본소득당에 부여한 특검 추천 권한에도 반대 의사를 표했다.

유상범 의원은 "사건 본류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배임 의혹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에 추천권을 줘야 한다고 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교섭단체 간 협의를 배제하고 정의당에 (추천권을) 주는 형태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대법원과 대한변호사협회에 추천권을 줘야 한다"고 밝힌 뒤, "수사 대상을 더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견강부회나 침소봉대가 아니라 법안의 모호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50억 클럽 관련 수사가 왜 진행되지 않았는지 국민적 의심이 있었기 때문에 여당이 추천하는 특검 인사의 공정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비교섭단체인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에게 추천 권한을 준 것의 의미가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당 소속 기동민 법안심사1소위원장은 "오늘 회의 과정을 보면 특검의 실질적 진전은 난망하다는 판단이 든다"며 "오늘 1차 과정을 종료하겠다. 진정으로 50억 클럽 의혹을 특검으로 해결해야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법사위와 본회의 토론과정에서 성안된 특검법안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 위원장은 민주당 법안소위 위원인 박주민·권인숙·김남국·이탄희 의원이 전원 찬성 의사를 표한 가운데 특검법안의 의결을 선포했다.

이날 '50억 클럽' 특검법안이 법사위 법안1소위를 통과했지만,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있어 법사위 전체회의 논의에도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표결에 동의하지 않을 시 특검법안이 법사위에 무한 계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이 여야 동수로 법사위 내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한 뒤 계속 논의하자고 제안할 가능성과 함께, 민주당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본회의 표결을 시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민주당이 특검법의 패스트트랙 경로를 밟을 경우, 상임위 또는 전체 재적의원의 5분의 3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법사위 내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나 정의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당초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일부 수정한 안을 이날 민주당이 법안소위에서 통과시킨 점을 고려하면 향후 패스트트랙 절차 시 정의당의 조력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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