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최근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작품을 한 관람객이 훼손한 사건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리움미술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1시께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을 한 관람객이 훼손했다.

'코미디언'은 바나나를 덕트 테이프로 벽에 붙여 놓은 작품으로, 2019년 전시됐던 아트페어에서 1억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돼 화제를 모았다. 바나나를 벽에 붙여 놨을 뿐인데 고가로 팔려나갔다는 것 자체로 미술 시장의 현실을 조롱하는 작품이다.

문제의 관람객은 벽에 붙어 있는 바나나를 떼서 먹었고 껍질을 다시 테이프로 벽에 붙여뒀다. 이 모습은 동행한 지인이 모두 촬영했고 이후 언론사에 이런 내용을 제보했다.

해당 관람객은 자신을 서울대 미학과 학생이라고 소개하며 배고파서 먹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움미술관은 이번 일을 돌발적인 해프닝으로 간주하고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해당 관람객의 행위는 엄연한 작품 훼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코미디언'은 2019년 아트페어에서도 한 행위예술가가 바나나를 먹어버린 일로 화제가 되기도 한 만큼 이번 일을 같은 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당시 행위를 따라 한 것 외에는 별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비판이 우세하다.

한 미술계 인사는 "진지한 고민이나 의미 없이 그저 관심을 끌어보려는 의도로 해석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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