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에 '다닥다닥'…숙소 매진 화장실 노숙

[중국]

황금연휴 2억4000만명 이동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오랫동안 억눌렸던 중국인들의 ‘보복 여행’ 심리가 노동절 황금연휴(4월 29일∼5월 3일)를 맞아 제대로 폭발했다.

중국 전역의 관광지가 몰려드는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몸살을 앓는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

1일 중국 중앙TV(CCTV)에 따르면 연휴 둘째 날인 전날 도로, 철도, 수로, 항공 등을 이용해 이동한 사람은 5231만명으로 추정됐다. 연휴 첫날 5827만명이 이동했다는 발표를 계산하면 이틀 동안 1억명이 넘게 이동했다는 얘기다. 연휴 첫날 이동 인원은 전년대비 119%, 2019년보다 9.8% 늘었다.

중국여행연구원은 올해 노동절 연휴 2억4000만명(연인원 기준)이 여행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같은 기보다 4% 늘어난 것으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인파가 곳곳에서 몰려들면서 여행 중 불편을 겪은 황당 사례가 소셜미디어에 속속 등장했다.

중국의 대표적 명산으로 꼽히는 안후이성 황산(黃山)에서는 좁은 화장실 바닥에서 밤을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영상으로 올라왔다. 황산의 일출 명소인 광명정 인근의 공중화장실에 관광객들이 빼곡하게 들어앉은 것이다.

황산 관리사무소는 호텔 예약을 하지 못한 데다 하산 시간을 놓쳐 화장실에서 밤을 보내는 관광객들이라고 밝혔다. 관리사무소 측은 호텔 예약을 하지 못한 800여명을 위해 로비와 식당 등을 개방하기도 했다.

베이징 만리장성은 사람이 이동할 수 없는 수준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베이징 자금성의 경우 이미 연휴 시작 전에 연휴 기간 입장권이 모두 팔렸고, 이허위안·톈탄궁위안, 위안밍위안 등도 2일 입장권까지 매진된 상황이다.

중국 내 여행객이 급증한 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릫제로 코로나릮로 손발이 묶였던 중국인들 사이에서 보복 여행 심리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도 소비 촉진을 위해 여행을 장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