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20년 집권' 에르도안 대선 과반 실패

집권 내내 '친 러시아', 서방국가 시선집중

14일 치러진 튀르키예(터키) 대선에서 200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이며 사실상의 종신 집권을 노리는 ‘현대판 술탄’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그와 2위를 한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공화인민당(CHP) 대표가 28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집권 내내 친(親)러시아, 반(反)서방 행보를 보인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집권 여부를 가르는 이번 선거는 ‘올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15일 튀르키예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7% 기준 에르도안 대통령은 49.4%를 얻어 44.9%의 6개 야당 단일 후보인 클르츠다로울루 대표를 4.5%포인트 앞섰다. 3위는 시난 오안 승리당 대표(5.3%)로, 결선 투표에서 '킹 메이커'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행정수도 앙카라에 결집한 지지층 앞에서 “조국이 두 번째 투표를 바란다면 환영할 것”이라며 결선 투표에서 재집권을 확신했다. 선거 직전 그는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클르츠다로울루 대표에 뒤지는 것으로 나오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각책임제 시절인 2003~2014년 3선 총리를 지냈다. 총리 퇴임 직후인 2014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 2017년 5년 중임 대통령제로의 개헌안을 통과시켜 다시 권력을 잡았다. 그가 28일 결선 투표에서 승리하면 2028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현행 헌법에서는 그가 이 기간 중 조기 대선을 치러 승리할 경우 2033년까지 집권도 가능하다. 현재 69세인 그가 79세까지 30년간 초장기 집권할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