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만에 제1야당 교체 파란

[태국]

전진당, 군부 심판 앞세워 승리 2030 몰표 

태국 총선에서 젊은 층의 지지를 받는 진보 정당인 전진당(MFP)이 제 1야당 자리를 가져가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2014년 쿠데타 이후 장기 집권해온 군부정권에 반대하며 변화를 열망하는 민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기존 제1야당은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야권의 맹주 자리를 뺏기게 됐다.
1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태국 총선에서 전진당은 개표율 99% 기준(비공식 개표 결과) 하원 500석 중 151석(비례대표 및 지역구)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진당은 왕실 모독죄 폐지 등 개혁적인 공약을 내세우며 이번 총선의 돌풍을 이끌었다.
그 중심에는 1980년생 피타 림짜른랏(사진)당 대표가 있다. 기업가 출신인 피타 대표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정책학 석사,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친 엘리트 정치인이다. 총리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2년 태국 배우 추티마 피타나르트와 결혼했고 2019년 이혼한 그는 이듬해 새로 출범한 전진당의 당수가 됐다. 20·30대 지지율이 특히 높다.
야권이 승리했지만 정권 교체까지는 큰 걸림돌이 남아 있다. 2017년 개정된 헌법에 따르면 총리 선출에는 하원의원 500명과 군부가 임명한 상원의원 250명이 참여한다. 상원의원 전원이 군부 편에 선다고 가정하면 야권은 하원에서만 376표를 얻어야 한다. 태국 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 후 60일 이내에 공식 선거 결과를 발표한다. 총리 선출은 7∼8월께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