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높은 경계 단계…워싱턴DC, 공립학교 스포츠 경기 등 야외활동·비필수 서비스 중단

[뉴스진단]

"가능하면 나가지 말고, 마스크 꼭 착용"
뉴욕시는 잠깐 나아졌지만 재유입 우려
아마존 등 공기청정기·마스크 판매 급증

<속보>캐나다 대형 산불의 여파가 8일 뉴욕을 비롯한 미국 지역에서 지속되고 있다. 특히 뉴욕을 뒤덮은 산불연기가 남하하면서 수도 워싱턴DC는 두 번째로 높은 경계 단계인 '코드퍼플(Code Purple)'을 발령했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 사무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캐나다 산불로 인한 연기가 워싱턴 DC와 미 북동부 지역에 건강에 해로운 대기질을 유발하고 있다"며 '보라색'(purple) 경보를 발령했다.

AQI는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농도에 따라 대기질을 0에서 500으로 수치화하고 '녹색→노랑→주황→적색→보라→적갈색' 6등급으로 구분한다.

'보라색'(201∼300)은 연령이나 호흡기 질환 여부와 무관하게 모두의 건강에 매우 해로운 상태를 의미한다. '적갈색(301~500)' 다음으로 나쁜 단계다. 모든 그룹은 가능한 한 실내에 머물러야 하며 외부에서 일을 해야 할 경우에는 가급적 일을 줄이거나 N95급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한다. 

시장실은 대기질 악화가 오늘(9일)까지 계속되거나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시민들에게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밖에 나갈 경우 N95나 KN95 등급의 마스크를 쓸 것을 당부했다. 이에따라 아마존과 일부 시내 매장에서는 공기청정기와 마스크 판매가 급증하기도 했다.

뮤리얼 바우저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밖에 꼭 나가야 하는 게 아니면 나가지 말라"고 강조하고서 도로포장, 쓰레기 수거 등 필수적이지 않은 시 서비스를 최소 하루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모든 공립학교에서 체육 수업과 스포츠 경기 등 야외 활동을 중단했다. 시내 각종 행사도 연기·취소됐다.

워싱턴DC의 프로야구(MLB)팀 워싱턴 내셔널스는 이날 예정된 경기를 오는 22일로 연기했고, 국립동물원은 "동물과 직원, 방문객의 안전을 위해" 하루 문을 닫았다.

백악관은 당초 이날 오후 야외에서 개최하려 했던 6월 '성소수자의 달' 기념 행사도 연기했다.

전날 오렌지색 연기로 뒤덮이며 한때 400까지 도달했던 뉴욕시의 AQI는 200선 아래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건강에 좋지 않은 수준이다. 뉴욕시 공립학교들은 다음날에도 원격수업으로 대체키로 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바람이 바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대기질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상학자 존 머레이는 "바람이 약해서 개선의 여지가 없다. 안타깝게도 뉴욕 전역에서 대기질 건강주의보가 자정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당국은 지역 주민들이 가급적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뉴욕, 필라델피아, 워싱턴DC 인근 공항에서는 이날도 일부 항공편 운항 차질과 지연이 지속되고 있다.

미 국립 기상청은 이날 오대호, 오하이오 계곡의 북동부, 대서양 중부 지역에도 대기질 경보를 발령했다고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서양 건너편에서도 산불 여파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캐나다 산불 450여건
100건 이상 통제불능

미국의 대기질 악화를 가져온 캐나다의 대형 산불 진화에 미국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캐나다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로 인한 영향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퀘벡 지역 등의 화재 진압 노력을 가속하는 데 필요한 추가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프랑스와 포르투갈, 스페인 드엥서 280명 이상의 소방관을 캐나다에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캐나다 산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캐나다에서는 약 450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퀘벡주에서만 100건 이상의 산불이 통제 불능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